女>男 인구 격차 역대 최대… 10가구 중 4가구 '나혼산'

송은아 2023. 1. 1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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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9만9000명 줄어 5144만명
‘나홀로 가구’ 1000만세대 눈앞
출생아 성비는 여전히 남아 ↑
여성 고령화로 60대 때 역전
65세 이상 첫 900만 넘어서
고령 인구 비중 전체의 18%
세대원수 2.17명 ‘사상 최저’

지난해 한국 인구가 역대 최대 폭으로 줄었다. 인구는 3년 연속 감소했다. 신생아수는 25만여명으로 내려앉은 반면 사망자는 37만여명으로 훌쩍 뛰면서 전체 주민등록 인구는 약 5144만명으로 집계됐다. 여성 10명 중 2명은 65세 이상 고령인구였다. 고령 여성이 압도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남녀 인구격차는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10가구 중 4가구가 홀로 살다 보니 전체 가구수는 증가했다.

사진=뉴스1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143만9038명으로, 2021년(5163만8809명)보다 19만9771명(-0.39%) 줄었다고 15일 밝혔다. 출생·사망자 수 차이에 따른 자연감소는 11만8003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와 별개로 5년 이상 장기 거주불명자를 일제히 조사해 10만1938명을 직권 말소했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25만4628명(-3.23%)으로 처음으로 25만명대를 기록했다. 출생 등록자수는 2016년 이후 가파르게 하락했다. 2016년 41만명대이던 신생아는 이듬해 36만명대를 거쳐 2020년 27만명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는 37만2631명으로 전년(31만8423명)보다 5만4208명 늘었다. 사망자 증가 폭은 2020년 9269명, 2021년 1만659명으로 완만했으나 지난해는 크게 벌어졌다.

아기 울음소리가 줄면서 초고령사회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26만7290명(2021년 885만여명)으로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섰다. 고령인구 비중은 18%까지 늘었다. 유엔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다. 한국은 2017년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 여성의 증가는 특히 두드러졌다. 전체 여성 중 65세 이상은 20.1%를 차지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고령 남성의 비중은 15.9%다.

여성의 긴 수명은 남녀 인구 격차에도 영향을 미쳤다. 여성 노인이 늘면서 남녀 간 인구 격차는 16만5136명으로, 2015년 처음 여성이 남성 인구를 추월한 이래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지난해 여성 인구는 2580만2087명, 남성은 2563만6951명이다. 남성 인구는 4년 연속, 여성 인구는 2년 연속 감소세다.

남녀 인구 격차는 순전히 여성 고령화의 결과다. 출생아 성비는 지난해 104.6으로 처음으로 105 아래로 내려왔으나 여전히 남아가 많이 태어난다. 이로 인해 50대까지는 남성 인구가 여성보다 연령대별로 약 9만∼30만명 더 많지만 60대가 되면 역전된다. 지난해 60대 여성은 377만명, 남성은 364만명이며 70대 이상은 여성 356만명, 남성 252만명이다.

1인 세대는 더 늘었다. 전체의 41.0%(972만4256세대)를 기록해 1000만세대 돌파가 눈앞이다. 1·2인 세대를 합하면 전체의 65.2%를 차지했다. 반면 3인 세대는 16.9%, 4인 이상 세대는 17.8%로 쪼그라들었다. 3·4인 이상을 합하면 2021년 35.7%에서 지난해 34.7%로 줄었다. 2016년과 비교하면 1인 세대는 6%포인트, 2인 세대는 2.7%포인트 늘어난 반면 3인 세대는 1.5%포인트, 4인 이상 세대는 7.3%포인트 감소했다. 결혼하지 않거나 독립·이혼·사별로 홀로 사는 이들이 증가한 것은 물론, 결혼해도 두 자녀 이상 낳지 않는 가족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인구가 줄어도 ‘나홀로 가구’가 늘면서 세대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세대는 2021년 말보다 23만2919세대(0.99%) 늘어 2370만5814세대를 기록했다. 평균 세대원수는 2.17명으로 사상 최저치다. 세대수는 2016년 2129만여세대에서 2018년 2204만여세대를 거쳐 2020년 2309만여세대, 2021년 2347만여세대로 꾸준히 늘고 있다.

연령대별 인구는 ‘586 세대’인 50대(16.7%)가 여전히 가장 많다. 이어 40대(15.69%), 60대(14.39%), 30대(12.86%), 20대(12.48%), 70대 이상(11.82%), 10대(9.14%), 10대 미만(6.87%) 순이다. 연령대별 증가 폭은 70대 이상이 0.54%포인트로 가장 컸고 60대도 0.52%포인트를 기록했다. 반면 10대 미만과 20대는 모두 0.41%포인트씩 감소했다. 이례적으로 10대는 0.02%포인트로 미미하게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늙어감에 따라 지역의 고령화와 인구 유출은 심각했다. 시도별 고령인구 비율을 보면 전남(25.17%), 경북(23.78%), 전북(23.20%), 강원(22.77%), 부산(21.47%), 충남(20.58%) 6곳은 이미 초고령사회다. 2021년말과 비교하면 충남(고령→초고령), 울산(고령화→고령), 경기(고령화→고령) 3곳은 초고령사회나 고령사회로 바뀌었다.

2021년 말보다 인구가 증가한 시·도는 경기, 인천, 세종, 충남, 제주 5곳에 그쳤다.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인천 서구, 경기 화성·평택·파주시, 충남 아산시 등 52곳이 인구가 늘었고 나머지 174곳은 모두 감소했다.

경북(1만6287명), 부산(1만3350명), 경남(1만2999명), 전남(1만2783명), 전북(1만533명)은 사망자보다 출생아가 적어 인구의 자연감소 폭이 컸다. 서울은 집값·직장 등 사회적 요인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3만5688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4만3971명), 인천(2만8170명)은 사회적 요인에 따른 인구 증가가 커 서울·지방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린 것으로 추정됐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자치단체가 각자 특성에 맞는 정주 여건 개선, 일자리 창출 등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쳐 나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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