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움으로 달 착륙 앞둔 일본, 한국은 '지지부진'
미국과 일본이 '우주 탐사' 협력에 또다시 서명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각이 2021년 10월 출범한 이후 일본이 미국과 공식화한 우주 분야 협력만 벌써 네 번째다. 양국은 2020년대 후반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기존 계획을 포함한 우주 탐사 협력을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최근 우주 탐사 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워싱턴DC에 위치한 NASA 본부를 직접 방문해 일본 측 실무진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양국은 지난해 5월 미·일 정상회담에서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주 탐사와 달과 천체 활용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지난해 9월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도쿄를 방문해 상업, 민간, 안보 등 다양한 우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NASA와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구로부터 약 38만㎞ 떨어진 달 궤도에 유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를 함께 건설하고 운영하는 데 추가 합의했다.
이번 서명은 이같은 협력 의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고, 달을 포함한 심(深)우주 탐사 협력을 늘리기 위해 이뤄졌다. 광범위한 우주 공간에서 수송과 안전, 양국의 임무를 보장하는 등의 운영 계획이 담겼다. 단순 연구 확대를 넘어 우주를 국가 안보와 경제·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하야시 일 외무상은 이번 서명 직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규탄하면서 기존 방위 조약을 우주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우주를 안보 증대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기시다 총리도 이번 협력 의미에 대해 "일본과 미국이 우주 협력을 활발히 추진하고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한 동맹을 위한 협력 분야를 더 확대하길 강력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협약은 없었다. 현재 국가적 우주 임무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에 쪼개져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우주위원회를 대통령 기구로 격상하고, 우주항공청을 연내 신설키로 했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우주청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고, 현재 해외 협력을 이끌어낼 추진체계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2020년대 후반 달 착륙을 목표로 우주비행사 육성은 물론 탐사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까지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와 민간 등에서 배출한 우주비행사는 15명 이상이다. 특히 와카타 코이치, 호시데 아키히코 등이 국제우주정거장(ISS) 선장을 맡을 정도로 미국 등 우주강국에 강한 신뢰를 얻고 있다.
한국은 이소연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 이후 우주비행사 명맥이 끊겼다. 유인 우주 탐사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일본 우주비행사가 2020년대 후반 달에 착륙해 일장기를 꽂을 경우, 한국에 이른바 '달 착륙 쇼크'로 다가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과거 미국이 1960년대 러시아에 우주 개척이 뒤처졌을 때 이를 '스푸트니크 쇼크'로 규정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익명을 요구한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일본은 미국과 유럽처럼 장기적 비전과 철학 위에서 우주 계획을 마련한다"며 "한국이 지금부터 미국·일본 등과 협력 의제를 도출하지 못하면 우주청이 신설돼도 지금처럼 모든 우주 정책이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주청 신설 전이라도 국가우주위원회나 과기정통부에서 우주의 중요성을 과학기술, 안보, 경제, 산업 등으로 각각 나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 물론 우주강국들과 격차는 더욱 더 벌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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