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비리 의혹’ 김성태, 17일 귀국···“이재명 만날 계기도, 이유도 없었다”

김태희 기자 2023. 1. 1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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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찰 이민국이 지난 13일 공개한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 검거 당시 모습. 태국 경찰은 김 전 회장의 모습을 모자이크해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인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오는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은 부인하면서 검찰 압박으로 한국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17일 오전 1시쯤 국적기에 탑승해 같은 날 오전 8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김 전 회장이 붙잡힌 태국 현지로 수사관들을 보내 방콕 공항에서 태국 당국으로부터 김 전 회장의 신병을 인계받을 예정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국적기에 탑승한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입국 직후 검찰 호송차를 타고 김 전 회장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과 함께 붙잡힌 양선길 현 쌍방울 그룹 회장 역시 같은 절차를 밟게 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횡령 혐의와 도피 이후 행적 등을 추궁한 뒤 이르면 18일 늦은 오후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속영장은 체포영장이 집행된 후 48시간 이내 청구돼야 한다.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그동안 쌍방울 그룹이 받아온 각종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환사채 관련 허위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변호사비 대납, 대북 송금 의혹 등 쌍방울 그룹과 관련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쌍방울이 받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2018∼2019년 쌍방울이 발행한 200억원 전환사채(CB) 거래 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허위 공시했다는 내용이다. 대북송금 의혹은 쌍방울이 2019년을 전후로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 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당시 72억원 상당)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뒤 북측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편법 발행과 유통 등으로 부당하게 챙긴 이익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만날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만한 이유도 없는데 내가 그 사람을 왜 만나냐”면서 “이재명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는데. 전화통화도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배임·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해명할 것은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면서 “저는 죄가 없다고 믿는 사람이고 그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 당시에는 단둥과 심양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었으며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었다”면서 혐의를 인정했다.

한국으로 들어가기로 한 이유로는 “수사 환경이나 가족들 환경이 너무 안 좋아서…”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사촌 형이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전 회장의 이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그야말로 소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2021년 10월 제3자의 수임료를 부풀리기 위해 ‘지어낸 말’이었다고 진술한 당사자의 진술서가 이미 언론에 공개됐다”며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의 ‘얼굴도 본 적 없다’고 한다. 김 전 회장도 이 대표를 ‘전혀 알지 못하고,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김 전 회장의 송환 과정도 실시간 중계하고 있다”며 “공무상 비밀인 수사 과정의 상세한 보도, 검찰의 언론플레이가 아니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양 회장과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쯤 태국 빠툼타니 소재 한 골프장에서 붙잡혔다. 지난해 5월 말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같은 해 7월 말 태국에 입국, 방콕 시내 중심가에서 머물며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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