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문제 논의하는 다보스포럼 참석에 전세기 1040대 동원… 위선적 행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위기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각국 주요 인사들이 대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전세기를 이용하는 위선적 행태를 보인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3일(현지 시각) 이러한 내용의 성명과 함께 지난해 다보스포럼 기간 동안 1040대의 전세기가 개최지 주변 공항에 내린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전세기 수를 집계한 네덜란드 환경 연구 그룹 ‘CE 델프트’는 직전 다보스포럼이 열린 2022년 5월 21일에서 27일 사이 취리히, 제네바, 프리드리히스하펜 등 다보스 인근 7개 지역 공항에서 뜨고 내린 전세기 수를 모두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CE 델프트에 따르면 지난해 다보스포럼 기간 전후 이착륙한 비행기는 평균 540대였다. 다보스포럼 기간 중 이착륙한 전세기 1040대는 이보다 93%가량 많은 수준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온 전세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기 1040대 중 53%는 비행거리가 750㎞도 되지 않았다. 38%는 500㎞ 미만이었다. 단 21㎞를 이동하기 위해 전세기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다.

그린피스는 이러한 전세기 사용으로 작년 다보스포럼 기간에만 9700t에 이르는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승용차 35만대가 일주일 동안 내뿜는 탄소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그린피스 측은 “세계 인구의 80％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데도, 비행기 배출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에 고통받고 있다”면서 “지구온난화 대응에 전념한다던 다보스포럼이 ‘전세기 대풍년’을 터뜨린 건 위선의 극치다”라고 말했다.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州)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은 매년 세계 각국의 정·재계, 언론계, 학계 유명 인사들이 모여 세계적 현안을 토론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이달 16일 개최된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