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SM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실질적 내용 빠져"..보완조치 촉구

구경민 기자 2023. 1. 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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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뉴스1) 권현진 기자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가 ‘SM타운 라이브 2019 인 도쿄’ 참석차 2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2019.8.2/뉴스1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이하 얼라인)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의 기업지배구조 개선방안 발표에 대해 "환영한다"면서도 실질적인 내용들이 많이 빠진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실질적인 보완 조치를 하루빨리 취할 것을 촉구했다.

에스엠은 15일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걸맞는 글로벌 상위 수준의 기업지배구조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며 기존 25% 수준이었던 사외이사를 과반수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또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던 규정을 변경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했다. 현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1명이나, 사외이사를 4명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비중이 확대된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검증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사회의 권한과 운영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산하 전문 위원회도 만들기로 했다.

이에 얼라인은 "당사가 지난해 12월 14일에 에스엠 이사회에 송부한 주주서한 상 주요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기업지배구조 개선 및 이사회 구조 개편의 필요성에 경영진도 공감하고 상세한 개선 방안을 내부적으로 고민해 이번에 공식 발표한 것을 환영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에스엠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라이크기획 계약 조기종료 결정과 함께 에스엠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쉬움도 드러냈다. 얼라인은 "에스엠의 이번 발표는 당사가 주주서한을 통해 요구한 핵심적인 사항들이 빠진 불완전한 발표"라고 주장했다.

먼저 얼라인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최초의 사외이사 추천시 얼라인파트너스 및 주요 기관투자자가 참여할 것을 제안했는데, 에스엠에서는 3분이 2 이상이 외부 인사로 구성된 '임시 사추위'를 발족해 진행한다고만 밝혔다.

얼라인은 "만일 임시 사추위 위원을 회사에서 추천한다면 대주주 이수만 창업자와 독립적인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지고 우리나라의 많은 상장사에서 그러하듯 명목만 사외이사일 뿐 실질적으로 '대주주의 거수기'인 이사들을 추가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에스엠은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사외이사·감사를 선임하거나 추천해온 역사가 있다"면서 "채희만 (대주주의 고등학교 동창), 이강복 (대주주와 한국문화산업포럼 공동대표), 지창훈 (대주주의 고등학교 동창), 한지섭 (대주주의 고등학교 동창), 이장우 (대주주와 한국문화산업포럼 공동대표) 등이 예시"라고 했다.

또 "이수만 창업자 및 관계회사, 자회사들과의 거래와 관련해 얼라인은 주주서한에서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검토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실질적 조치를 전혀 발표하지 않고 3분이 2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 검토하고 보강해 나가겠다고만 발표했다"고 꼬집었다.

얼라인은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들을 선임하지 못한다면 내부거래위원회도 무용지물"이라며 "특히 기존에 존재하는 명백한 문제들이나 현재 진행중이어서 시급히 조치가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내부거래위원회 구성 이전이라도 빠르게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라이크기획 계약 종료 검토 발표로부터 4개월이 지났고 계약 종료일로부터도 이미 15일이 지났음에도 회사는 여전히 구체적 프로듀싱 방안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자본시장 일부에서는 대주주 이수만 창업자가 내심 라이크기획의 부활을 노리는 것은 아닌지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에스엠에서는 이번에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 로드맵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데 에스엠의 임원이 아니고 주주의 한명일 뿐인 이수만 창업자는 지난 5일부터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행사에서의 언론 인터뷰 등에서 여전히 회사를 대표해 의사결정을 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선진적인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에 대한 대주주와 경영진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얼라인은 라이크기획 부활에 대한 자본시장의 우려 해소와 진정한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을 위해 이수만 창업자와의 관계를 통상적인 주주 대 회사의 관계로 명확히 재설정하기를 촉구했다.

아울러 "에스엠의 이번 발표는 분명 평가할만한 진전이지만 실질적인 내용들이 많이 빠진 방안으로 얼라인이 주주서한 발송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 달성에는 미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번 입장문을 통해 에스엠 경영진이 당사가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 보여주기 식이 아닌 실질적인 보완 조치를 하루빨리 취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얼라인은 에스엠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 상정을 위한 주주제안 기한 등을 고려해 에스엠 이사회에 오는 30일까지 위에 지적한 사항들에 대한 보완책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얼라인은 에스엠 이사회의 신속하고 전향적인 의사결정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15일 1차로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통해 파악한 문제들 중 일부에 대해서 주주대표소송 소제기를 청구하기로 했다. 에스엠 이사회에 전자우편을 통해 해당 내용을 송부한 상황이다.

얼라인은 "주주권 행사의 일환으로 수일 내 이사회 의사록 및 회계장부 열람등사를 통해 파악한 문제들 중 일부에 대한 위법행위 유지청구를 진행할 계획임을 통지했다"며 "만일 당사가 제시한 시한까지 에스엠 이사회의 충분한 보완 조치나 발표가 없다면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포함한 정기주주총회 안건 주주제안과 공개 주주캠페인을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에스엠의 기업가치 제고를 바라는 여러 주주들을 대변해 주주 권리 보호를 위해 당사가 활용 가능한 다음 단계의 조치들을 추가적으로 취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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