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드렸습니다" 올스타전 빛낸 팀 이대성과 '불꽃슈터' 전성현의 첫 나들이
10개 구단의 간판급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한 겨울에 펼쳐지는 농구 축제다. 선수들은 승패의 부담감을 잠시 내려놓고 농구 팬을 위해 재미있고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올스타전은 팽팽한 승부에서 오는 긴장감이 다소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15일 오후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올스타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올스타 팬 투표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허웅(전주 KCC)과 이대성(대구 한국가스공사)은 직접 드래프트를 통해 올스타 팀을 구성했고 치열한 승부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팀 이대성이 앞장 섰다.
공격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팀 이대성은 초반부터 상대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했고 수비에서도 올스타전 초반 승부에서는 볼 수 없는 수준의 압박을 선보였다.
팀 허웅의 가드 김선형(서울 SK)은 "처음에는 살살 하다가 4쿼터에 치열하게 붙는 게 '국룰'인데 상대는 1쿼터부터 치열하게 나왔다. (올스타전에서) 프레스를 쓰는 건 처음 봤다.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팀 이대성은 전반에만 80점을 넣으며 팀 허웅에 29점 차로 앞서갔다. 이관희(창원 LG)와 강상재(원주 DB)의 2쿼터 외곽포가 폭발하면서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다.
후반 들어 팀 허웅이 반격에 나섰다.
올 시즌 역사적인 3점슛 기록 행진을 선보이고 있는 전성현(고양 캐롯)이 선봉에 섰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16경기 연속 3점슛 3개 이상을 기록했던 전성현은 올스타전 후반에만 3점슛 5개를 몰아넣는 괴력을 자랑했다.
전성현은 이날 유독 주목도가 높았던 올스타 중 한 명이었다.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상에 그를 바라보는 농구 팬의 시선이 달라졌다. 관중석은 전성현이 슛 동작을 취할 때마다 크게 술렁였다. 슛이 들어가면 엄청난 환호가, 실패하면 아쉬움이 섞인 탄식이 코트를 가득 채웠다.
전성현은 "제가 나올 때부터 그런 분위기가 느껴져서 부담됐다. 올스타전은 처음인데 몇 번 경험했으면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서 제가 팬들의 반응에 호응했을텐데 너무 부끄러웠다. 소변이 마려울 정도로 긴장됐다"며 웃었다.
이어 전성현은 "팬들께서 제게 3점슛을 원해서 투표를 많이 해주셨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전성현은 3점슛 콘테스트에서 허웅에게 우승을 내줬지만 3점슛 9개를 성공하며 팀 허웅 내에서 가장 많은 29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승리는 팀 이대성의 몫이었다. 팀 허웅이 4쿼터 들어 치열함의 강도를 높이며 추격에 나서자 팀 이대성도 물러서지 않았다.
4쿼터 종료 1분53초를 남기고 팀 허웅의 라건아(전주 KCC)가 자유투 라인에 섰다. "경기가 38분 넘게 흘러가고 있는데 오늘 자유투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라는 박종민 장내 아나운서의 말에 관중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만큼 막판 승부는 치열하게 전개됐다. 하지만 팀 이대성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122-117로 승리했다.
팀 승리를 이끈 이대성은 "오늘 정말 즐겁게 했다. 기존에 쓰지 않았던 선수 조합으로 드래프트 지명을 했는데 그대로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제가 가진 (공격적인) 농구 철학에 확신을 더해준다"며 기분좋게 웃었다.
올스타 MVP는 팀 이대성 내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하윤기(수원 KT)가 차지했다. 하윤기는 코트에서 덩크 쇼를 펼치며 28득점을 퍼부었다. 소속팀 KT의 안방 수원에서 가장 빛난 별로 우뚝 서는 2배의 감격을 누렸다.
하윤기는 "즐거운 날에 형들과 함께 하면서 MVP를 받아 영광이다. 꿈만 같다. (최)준용이 형, (이)대성이 형 등 형들이 계속 나를 밀어줬다. 욕심은 없었는데 형들이 계속 저만 찾았다. 그래서 계속 넣은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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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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