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크왕’ 아반도, ‘3점왕’ 허웅, MVP 하윤기…프로농구 별들의 축제
필리핀산 윈드밀 덩크에 탄성이 터졌고, 올 시즌 3점 제왕은 경연에서 지고도 경기에서 불을 뿜었다. 코트 안팎에서는 선수들의 춤사위가 빈발했다. 화려한 볼거리와 깨알 같은 재미를 안고 별들의 축제가 돌아왔다.
통산 스물여섯 번째 한국프로농구(KBL) 올스타전이 15일 경기 수원케이티(KT)소닉붐 아레나에서 벌어졌다. 2년 연속 올스타 투표 1위를 차지한 허웅(전주 케이씨씨·14만2475표)과 2위 이대성(대구 한국가스공사·9만6186표)이 각각 주장을 맡아 ‘팀 허웅’과 ‘팀 이대성’이 맞대결을 펼쳤고, 쿼터 중간중간 3점슛 콘테스트, 덩크 콘테스트, 3대3 미니게임과 축하공연이 한눈팔 새 없이 팬들의 오감을 붙들었다. 이날 경기는 지난 9일 예매 개시 3분 만에 3165석이 전부 매진됐다.
본 경기를 가져간 건 신들린 3점슛 효율과 강력한 림어택을 앞세운 팀 이대성이었다. 팀 이대성은 122-117로 팀 허웅을 이겼다. 이날 팀 이대성은 3점슛 20개를 성공시키며(성공률 39%) 팀 허웅(16개·29%)을 따돌렸다. 이관희(창원 엘지) 5개, 이대성·강상재(원주 디비) 4개, 최준용(서울 에스케이) 3개 등 곳곳에서 뜨거운 손들이 불을 뿜었다. 팀 이대성은 전반전에만 3점 성공률 55%를 찍기도 했다. 경기는 3쿼터 한때 32점 차(97-70)가 되면서 ‘가비지 게임’ 양상으로 치달았다.
팀 허웅의 맹추격을 막아 세운 건 ‘베이비 헐크’ 하윤기(수원 케이티)였다. 하윤기는 이날 28득점 4리바운드 2도움을 올리면서 상대 림을 폭격했다. 최준용과 합을 맞춰 장내를 들끓게 만든 엘리웁 덩크를 포함해 아홉 번의 덩크슛을 꽂았다. 2쿼터 종료 뒤 덩크 콘테스트에서 지난 시즌에 이은 2연패 도전에 실패한 아쉬움을 경기장 안에서 풀어내는 듯 보였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하윤기는 생애 처음 출전한 올스타전에서 최우수선수(MVP·기자단 투표 77표 중 67표) 영예를 안았다.
팀 허웅의 에이스는 ‘한국판 커리’ 전성현(고양 캐롯)이었다. 올 시즌 한국농구의 3점 기록을 줄줄이 갈아치우면서 정규리그 1·3라운드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그는 이날 3점슛 아홉 개 포함 29점(양팀 최다)을 올렸다. 그가 기록한 3점슛 아홉 개는 2018∼2019시즌 마커스 랜드리(당시 부산 케이티)가 세운 올스타전 최다 3점 기록보다 하나 적다. 전성현 역시 이날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준우승 탈락하며 이변을 연출했는데 본게임은 그의 코트 위 분풀이 장소가 됐다.
불꽃 슈터 전성현과 최우수선수 하윤기가 비운 3점슛과 덩크의 왕좌에는 새 챔피언이 들어섰다. 1쿼터 종료 뒤 치러진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지난 시즌 준우승에 머물렀던 허웅이 정상에 섰다. 열다섯 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낸 예선을 16점·공동 3위로 통과한 허웅은 준결승에서 전성현을 18-16으로 물리쳤고 결승에서는 예선 1위(20점)를 차지했던 김국찬(울산 현대모비스)을 19-13으로 완파했다. 3점슛 경연 ‘디펜딩 챔피언’인 이관희는 13점으로 예선에서 탈락했다.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는 안양 케이지시(KGC) 인삼공사의 필리핀 선수 렌즈 아반도가 용수철 같은 탄력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예선에서 몸을 접었다 펴는 ‘폴더’ 덩크로 심사위원단에 50점 만점을 받아낸 그는 결선 1·2차 시기에서도 화려한 공중 회전 덩크로 전부 만점을 찍었다. 아반도는 본게임 3쿼터 이후 필리핀-한국 3대3 미니 농구에도 나서 변준형(인삼공사), 김선형(에스케이), 이정현(캐롯)으로 구성된 한국 팀에 15-7 승리를 따냈다.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 쇼타임의 연속이었다. 양 팀 선수들은 댄서 아이키의 크루 훅(HOOK)과 호흡을 맞춰 군무를 선보이기도 하고, 뒷목을 잡고 레이업을 하거나(이관희), 일부러 라인을 밟아 공격권을 내주는 도발을 하는(최준용) 등 재기발랄한 퍼포먼스로 팬들을 행복하게 했다. 축제를 마친 프로농구는 17일 디비와 엘지의 경기로 리그를 재개한다.
인천/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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