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 "나경원은 장수…해임 조치 아쉬움 남아"
"장수로서의 나경원 결단, 한국 정치 발전의 새로운 전기 되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당 대표 출마 여부를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당내 몇 안 되는 장수(將帥) 중 한 사람"이라며 "1년 후에 치를 총선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장수들이 합심하고 정치생명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오늘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사표 수리가 아닌 해임 조치'에는 여러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나 전 의원은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된 바 있으며, 이후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연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 전 의장은 "20년 현역 정치인으로 있으면서 '권력은 냉혹하며 그 끝은 허망하다'라는 결론이 더 굳어졌다"며 "냉혹해질수록 더욱 허망해지는 것이 정치권력의 세계"라고 윤핵관을 겨냥해 말했습니다.
지난번 당 대표로부터 시련을 겪었다고 생각하는 대통령실이 궁합이 맞는 당 대표를 선호하기에 윤핵관들이 나서고 있다는 겁니다.
김 전 의장은 "그럴수록 신중하고 현명하게, 때로는 느긋한 척해야 한다.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전략과 대책을 잘 세워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특히 표현을 잘해야 한다. 표현 하나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강조하며 이런 점에서 해임 조치가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장수는 명예를 먹고 산다. 불명예를 당했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설욕하려 들 것"이라며 "지금 나경원이 그런 상황에 몰리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습니다.
또 "선거도 하기 전에 내부 갈라치기부터 하면, 선거 후의 모습이 지극히 우려스럽다"며 "거친 말과 날 선 공방으로 민심까지 날려버릴까 걱정"이라고 염려를 표했습니다.
김 전 의장은 "나경원에게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 권력으로부터 핍박받고 그것을 극복한 사람은 대권 반열에 올랐다"며 "장수로서의 나경원의 결단이 한국 정치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연수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ldustn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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