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종섭 “한·미에 최적화된 북핵 대응 강화… 나토식 핵공유 고려 안 해”

박수찬 2023. 1. 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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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국방장관 단독 인터뷰
군의 체질 바꾸겠다
北 무인기 위협 재평가하고 대책 마련
北서 추가 도발하면 단호한 대응 나서
싸우면 이긴다는 생각 갖도록 만들 것
국방혁신 4.0 선보여
AI 등 첨단기술 국방 전 분야에 적용
무기 발전 추세에 맞춘 작전·전략 짤 것
한·미 동맹 70주년 맞아 ‘국방비전’ 발표
대북 국제 공조 확대
장사정포 겨냥 복합다층방어체계 구축
美 확장억제력 제고 동시에 韓 능력 향상
한·미·일, 北미사일 정보공유 방법 협의
한·미 연합훈련 복원과 윤석열정부의 국방개혁안 ‘국방혁신 4.0’ 구상, 그리고 북한 도발 대응까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5월 새 정부 출범 후 8개월 동안 숨가쁘게 달려왔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자 3국 국방장관 회의에 참여했으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선 미국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에 합의했다. 최근에는 향후 5년간 군 전력증강 방안을 담은 ‘2023∼2027 국방 중기계획’을 발표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1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내 집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일선 지휘관 시절의 일화를 들려주며 젊은 장교들을 향해 “진정으로 부하를 위하는 마음을 실천하면 리더십은 저절로 생겨난다”고 조언했다.  이재문 기자
이 장관은 13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군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군인들이 ‘싸우면 반드시 이기고, 북한이 도발하면 주저함 없이 응징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 장관과의 일문일답.

-지난달 북한 무인기 침투로 국민들 우려가 크다.

“군은 2010년대부터 북한 소형무인기 침투에 대응할 전력을 조금씩 확충해왔다. 하지만 한정된 국방예산 상황을 감안, 북한 핵·미사일 등을 포함한 각각의 위협에 우선순위를 설정해 대비해야 했다. 이 때문에 소형무인기 대응전력 확보는 지금까지 충분치 않았다. 현재 전력으로는 제한이 있어 심층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식별하고 후속조치를 추진 중이다. 북한 소형무인기가 국민에게 야기하는 심리적 요소 등을 고려해 위협을 재평가하고, 이에 필요한 능력과 태세를 보완할 대책 마련도 진행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의 검열이 진행 중인데, 결과는 언제쯤 공개되나.

“시점을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조사를) 하다 보면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것이 나올 수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술핵 증강을 지시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해 역대 최대 빈도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반복적인 9·19 군사합의 위반, 지난달 무인기 침범까지 지속적 도발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무력 중심의 국방력 강화에 방점을 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우주발사체 개발 등을 구체적 과업으로 제시한 만큼 향후 다양한 전략·전술적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추가 도발 시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북한의 신무기 개발 속도가 빠른데 현재 우리 군의 방어체계는.

“현재 최신 패트리엇(PAC-3)과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Ⅱ를 운용하고 있고, 향후에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전력화 및 L-SAM·M-SAM 성능 개량을 통해 더욱 촘촘한 방어망을 갖출 것이다. 북한 장사정포 공격을 저지할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을 가속화하고, 장사정포와 미사일을 구분해 효율적으로 요격하는 복합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할 것이다. 장사정포는 한 발당 가격이 낮지만 패트리엇은 50억원 가까이 된다. 장사정포를 패트리엇으로 요격하면 비효율적이다. 장사정포는 저렴한 요격체계로, 미사일은 패트리엇 등으로 대응하는 방식과, 상층 고도에선 L-SAM으로 저지하고 하층에선 M-SAM이나 패트리엇으로 요격하는 방식을 결합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9·19 군사합의 효력 중단 검토 지시와 관련해 ‘레드라인’은 무엇이며, 중단 시 가장 큰 변화는.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검토는 특정한 레드라인 또는 시기를 설정한 것이라기보다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하면 종합적 판단하에 필요한 조치를 검토한다는 뜻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냉정하게 검토할 것이다. 실제 효력이 멈춘다면, 우리 군의 감시·정찰자산 운용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정보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

-올해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이 개정된다. 과거보다 어떤 내용이 발전된 것인가.

“2013년 한·미가 공동 수립한 맞춤형 억제 전략이 원칙적·포괄적 성격이라면, 개정되는 전략은 진화하는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해 구체적 대응 방안을 포함한다. 북한 지도부 특성 및 핵·미사일 위협, 동맹의 능력 발전 등을 고려해 한반도 상황에 최적화된 대응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미국의 확장억제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 수준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정부는 한반도에 전술핵 배치를 통한 나토식 핵공유를 고려하지 않으며, 한반도 비핵화에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제고하면서 우리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한·미는 핵 및 재래식 전력, 미사일 방어능력 등 미국의 확장억제 수단 제공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분야별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이는 우리 상황에 최적화된 한·미의 북한 핵 위협 대응능력과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해 한·미·일 협력 필요성이 강조된다. 지난해 11월 3국 정상회의에서 미사일 경보 정보공유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는데 구체적 방안은.

“현재 구체적 방법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한·미·일이 (정보를) 공유하려면 기본적 원칙과 약속이 있어야 하므로 2014년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TISA·티사)의 기반 위에서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결국 미국이 중심이 돼 3국 간 실시간 정보운용 체계가 더 향상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정책적 합의는 끝났고 기술적으로 어떤 방법을 적용하느냐의 문제다. 향후 개최될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계기로 논의가 될 예정이다.”

-올해 한·미동맹 및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인데 정부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은.

“올해 하반기 열릴 제55차 SCM에서 ‘한·미동맹 국방 비전’을 발표할 것이다. 한·미동맹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향후 70년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또한 한국 및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한·미 공동으로 개최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윤석열정부의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이 완성 단계에 있다.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부분은.

“국방혁신 4.0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기술을 국방의 전 분야에 적용, 싸워 이길 수 있는 강군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전략이나 작전계획이 만들어지면, 이를 구현할 무기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전력증강 개념이었다. 이제는 무기의 발전 추세가 작전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다. 무기 기술의 발전 속도를 이해하지 못하면 앞서나갈 수 없다. 상호작용을 통해 전략·작전개념·무기체계 발전이 함께 가야 한다.”

-여성 군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지난 정부에서 잇따랐다. 젊은 장교와 부사관 등 초급 간부들의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군에서 10년 이상 복무한 사람들은 노하우가 쌓여서 좀 낫지만 초급 간부들은 힘든 부분이 많다. 이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주지 않아야 한다. (여성 군인이나 초급 간부들이) 힘들면 힘들다고 주변에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상급자들이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주면서 초급 간부들이 애로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다. 초급 간부 근무 여건 개선은 국정과제다. 올해 초급 간부의 근무 여건 보장을 위해 소대장 지휘활동비, 단기복무간부 장려금을 인상했고, 격오지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24시간 상시 근무하는 초급 간부에 대해 야간 및 휴일 근무수당을 지급하도록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1인1실의 간부숙소 지원, 주거보조비 신설 등 주거지원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1960년 경북 영천 출생 ●대구 달성고 ●육사 40기, 미 테네시대 정치학 박사 ●육군 제1군사령부 관리참모차장 ●국방부 정책기획차장 ●육군 제2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신연합방위추진단장 ●육군 제7군단장 ●합참 차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

대담=김태훈 외교안보부장, 정리=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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