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회장 '첫 관문' 헤드헌터 월권 논란
그전까진 이사진도 후보 몰라
후보 풀을 정하는 권한부터
외부에 맡긴것 부적절 비판도
이번주 손태승 용단 여부 주목
막 시작된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 선출 경쟁에서 인재를 알선해주는 헤드헌터 회사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이사회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지주 사외이사)의 초반 역할이 과거보다 축소된 반면 헤드헌터는 독자적으로 후보군을 추천할 권한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지주사 수장을 뽑는 과정에 헤드헌터의 힘이 비대해지는 흐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15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임추위원들은 지난 4일 회동에서 격론 끝에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검토할 만한 후보 풀(POOL)을 추려 달라고 P사와 Y사에 요청했다. 위원들은 '능력 있는 후보'를 자격 조건으로 제시했다. 능력은 '금융사 경력자'와 '최고경영자(CEO)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이다.
임추위원들은 4일 조건을 전달한 후 18일 첫 임추위 개의 전까지 사실상 역할이 없다. 두 업체는 자사가 각각 추천할 5명 명단을 밀봉한 상태로 임추위 개의 후 위원들에게 전달한다. 위원들은 외부 추천 후보자 이름을 그때 처음 인지한다. 중복 추천이 있으면 10명이 안될 수도 있다.
외부 후보군에 더해 우리금융 현직 임원 20여 명이 검토 대상에 추가로 포함된다. 그룹 내부 승계 프로그램에 근거해 은행장, 계열사 사장, 지주사 부사장, 부행장 등이 해당된다.
위원들의 역할은 이때부터 가동된다. 외부 후보군 최대 10명, 내부 후보군 20여 명 중 롱리스트에 들어갈 10명을 추리는 작업을 한다. 임추위는 10명을 정한 뒤 이들에게서 개인정보 동의를 얻어 검증에 들어간다. 임추위는 정치권을 비롯한 외부 개입을 차단하는 동시에 일부 인사가 언론에 이름을 올리는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행동을 막아 후보 결정 과정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하지만 헤드헌터에서 1차 후보군을 선정하다 보니 여기에 포함되려는 후보들의 물밑 작업이 뜨거워지는 모습이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지난 13일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오해가 생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 같은 취지로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금융당국에선 우리금융 이사회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점 주주들이 각자 생각하는 '바람직한 CEO상'을 제시하고 이에 걸맞은 후보군을 추천해 자연스레 풀을 만든 뒤 토론으로 리스트를 정하면 되는데, 후보 풀을 정하는 권한부터 외부에 맡긴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우리금융 OB들은 임추위가 내건 자격 조건 제한이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CEO에 준하는'이 의미하는 범위가 어디까지냐에 관심을 쏟고 있다.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국내 영업 총괄 부문장,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 장안호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 은행장, 황록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가나다순) 등이 거론된다.
외부군에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거론된다. 금융권에선 임 전 위원장이 금융그룹 회장을 맡을 자질이 충분하다고 인정한다. 다만 관치 논란이 부담이다.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윤석열 대선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맡았던 이력 때문에 '친정권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다.
내부 그룹에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이번주 용단에 따라 롱리스트에 들어갈 후보군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박화재 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등이 거론된다.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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