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진박감별사" "제2 유승민"… 친윤 논쟁에 쪼개진 與
"2016년 공천파동 악몽 연상"
장제원 "尹 제대로 일 못하게
스타되겠단 정치인 필요없어"
진화나선 정진석 "모두 친윤
尹 비하하면 즉각 제재할 것"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쪽으로 기울자 친윤계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친윤계 핵심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제2의 진박감별사'라고 비판하며 강공 모드로 전환했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이라고 맞받았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무색했다.
15일 오전 나 전 의원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했다. 지난 13일 충북 단양 구인사 방문에 이어 종교계를 계속 찾아다니는 모양새여서 출마를 향해 한발씩 내딛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미사 참석에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적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공천을 둘러싼 계파갈등으로 총선에서 패배했다. 당시 주류였던 친박계는 '진박(진짜 친박)'을 자처하며 비박계를 압박하고 공천에서 대거 배제해 분란을 자초했다. '제2의 진박감별사'는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기만했다"고 몰아세운 장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날 "(나 전 의원은) 당내 몇 안 되는 장수 중 한 사람"이라며 "몇몇 인사들의 나경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 과연 그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했는가"라고 나 전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장 의원은 즉각 응수했다. 그는 SNS를 통해 "저는 '제2의 진박감별사'가 될 생각이 결코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든 없든지 간에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 '스타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 측과 친윤계 간 갈등이 격화될 양상을 보이자 보다 못한 정 비대위원장이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친윤과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전당대회 관리 책임자로서 몇 가지 드리는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계파가 있을 수 있겠나"라며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뛴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 모두가 다 '친윤'"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역 의원들은 당대표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지 않았으면 한다"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당을 헐뜯는 인물에 대해서는 즉각 제재하겠다"고 경고했다.
나 전 의원과 친윤계의 전면전으로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여타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친윤 쪽 책임을 더 크게 묻고 나섰다. 안철수 의원은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한다"며 "이미 룰은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친윤'과 '반윤' 논쟁이 붙은 전당대회 상황을 두고 "작금의 상황에 책임이 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내 일부 호소인'들은 깊이 자중해야 한다"며 "줄 세우기와 편 가르기를 하려는 시도도 결단코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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