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경원 당대표 출마 놓고 친윤·반윤 진흙탕 싸움, 국민은 피곤하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 사태를 겪고도 배운 게 없나 보다. 이 전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측근 그룹이라고 하는 '친윤' 간의 진흙탕 당권 싸움이 수습된 지 겨우 석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나경원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놓고 또 싸움질이다. 친윤과 나 전 의원 간에 벌써부터 막말이 오가는 걸 보니, 나 전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고부터는 사생결단식 이전투구를 벌일 듯싶다. 올해 1%대 경제성장률이 예상될 정도로 나라가 위기인데 서로에게 친윤, 반윤 딱지를 붙여가며 싸움질을 벌이는 게 여당이 할 일인가.
양측은 언행부터 조심해야 한다. 나 전 의원은 13일 친윤을 향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정부의 성공을 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당 동료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 듣기에 따라서는 사익을 위해 대통령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말이었다. 대통령이 그런 이들을 가까이 두고 있다는 뜻도 되니 대통령도 불쾌했을 수 있다. 나 전 의원이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공개적으로 할 게 아니라 대통령이나 친윤 핵심에게 직접 전달해야 했다. 그래야 충심을 인정받는다. 친윤 핵심이라고 하는 장제원 의원의 발언도 지나쳤다. 그는 나 전 의원을 향해 "비겁한 반윤" "대통령을 기만·저격" "공직으로 거래 시도" 등의 막말급 발언을 했다. 이런 표현은 더 격한 싸움만 부른다. 역시나 나 전 의원은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총선을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맞받아쳤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한 "대통령 뜻을 존중한다"고 했으니, 당 단합에 보다 무게를 두고 발언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분열로 패배한 2016년 총선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 측근 그룹인 '친박계'와 '비박계'의 분열로 1당 자리를 더불어민주당에 내주고 말았다. 집권당 겸 제1당이 총선에서 2당으로 밀려난 건 처음이었다. 지금 국민의힘은 원내 1당도 아니다. 힘을 합쳐도 국회에서 민주당에 밀리는 판에 싸움질로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다니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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