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떨한 MVP 하윤기 “너무 영광, 꿈만 같다”

윤은용 기자 2023. 1.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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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기가 15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MVP에 선정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 | 연합뉴스



홈에서 받은 생애 첫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트로피가 어색한 듯 하윤기(24·KT)의 얼굴에는 얼떨떨함이 잔뜩 묻어났다. 모든 공을 동료들에게 돌린 하윤기는 이제 다시 팀으로 돌아가 남은 시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하윤기는 15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팀 이대성’ 소속으로 28점·4리바운드의 뛰어난 활약을 펼쳐 기자단 투표 77표 중 66표의 몰표를 받으며 생애 첫 올스타전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소속팀 KT의 홈구장에서 받은 MVP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하윤기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즐거운 날에 잘하는 형들과 함께 경기를 했다. 형들이 나에게 (패스를) 많이 몰아줬다”며 “(최)준용이 형이랑 (이)대성이 형이 나한테 ‘MVP 한 번 타자’며 많이 찾아줬다. 너무 영광이고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하윤기는 이날 다른 부분에서 더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 올스타전 덩크슛 콘테스트 국내선수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하윤기는 이번에는 렌즈 아반도(KGC)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밀려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번 덩크슛 콘테스트는 20년 만에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 통합으로 열렸는데 국내 최강 하윤기도 엄청난 탄력을 자랑하는 아반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하윤기는 “열심히 했는데 실전에서 잘 안됐다. 점프가 잘 되지 않았다. 아반도가 나오면서 뭔가 싹 바뀐 느낌이었다. 내년에 또 한다고 해도 못 넘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대신 경기 도중에는 찬스만 나면 덩크슛을 시도해 아쉬움을 달랬다. 경기 시작과 함께 시도한 앨리웁을 비롯해 팀 이대성의 선수들은 이날 하윤기에게는 무조건 위로 올리는 패스를 시도하며 덩크를 유도했다. 이에 대해 하윤기는 “찬스가 나면 뭔가 멋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덩크를 계속하려고 했다”며 “한 번씩 힘든 순간들이 있었는데 올스타전은 축제이고 1년에 한 번밖에 하지 않는 경기라 열심히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꿈같은 시간은 뒤로 하고 소속팀으로 복귀해 남은 정규시즌을 잘 치르는 일만 남았다. KT는 13승17패로 공동 5위 전주 KCC, 고양 캐롯(이상 16승15패) 2.5경기가 뒤진 7위에 올라있다. 올스타 휴식기 이전 마지막 2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분위기가 식었다. 하윤기가 KT로 돌아가 다시 힘을 내야 하는 이유다. 하윤기는 “홈에서 MVP를 받으니까 ‘정말 받은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잘 안 믿겨진다”며 “오늘 즐겼으니까 다시 팀으로 복귀하면 더 진지하게 임하겠다. 벌써 4라운드에 접어들었고 1승이 중요해졌다. 승리를 따내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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