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서 호캉스 즐겨볼까…호텔PB 열풍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3. 1. 1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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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힐, 김치·갈비탕 정기구독
롯데호텔 자체 온라인몰 개설
호텔 고유향 담은 디퓨저 선봬
조선호텔은 매주 식물배송도
조선호텔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삼선짬뽕·유니짜장(위 사진)과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간편식인 명월관 갈비탕, 온달 육개장 등. 【사진 제공=조선호텔·워커힐】

최근 호텔들이 자체 온라인몰을 열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자체브랜드(PB) 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호텔을 방문하지 않고도 일상에서 호캉스를 즐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주요 PB 상품 판매 실적이 2년 전보다 900%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또 온라인몰을 개편하고 5성급 호텔 최초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일정에 받아볼 수 있는 '회차별 자동결제 정기구독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판매 증가율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워커힐 관계자는 "호텔에서의 경험을 집에서도 느끼고 싶은 고객 수요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몰에 자동결제 정기구독 시스템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커힐은 기존에도 김치를 월 2회, 2㎏씩 집으로 정기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온라인몰에서 상품별 배송일과 회차를 지정할 수 있게 됐다. 김치는 배추김치·나박김치 등 종류별로 500g부터 9㎏까지 고를 수 있고, 명월관 갈비탕이나 워커힐 곰탕 밀키트도 구독할 수 있다. 워커힐 관계자는 "김치의 경우 집에서도 맛과 품질이 보장되길 원하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며 "매년 고객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호텔도 지난해부터 온라인몰을 열고 PB 상품을 판매하거나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그중 인기가 많은 제품은 '시그니엘 디퓨저'로 2020년부터 판매량이 연평균 60% 넘게 증가했다. 이 디퓨저를 10주에 1회씩, 1년간 총 6회 정기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본래 호텔 서비스 환경을 높이기 위해 만들었는데, 투숙객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져 상품으로 출시한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호텔을 이용하는 것 외에 실생활에서도 스몰 럭셔리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커피 마스터가 고품질 원두를 골라 블렌딩한 프리미엄 커피 원두도 정기 구독할 수 있다. 호텔 라운지에서 판매하는 커피에 쓰이는 원두로, 단품으로 구매할 때보다 20% 저렴하다. 롯데호텔 월드에서는 테이크아웃커피 이용권도 구독할 수 있는데, 아메리카노 등 커피 6종 가운데 선택해 25잔을 1년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롯데호텔이 대표 PB 상품으로 꼽는 침구류는 코로나19 시기 연평균 매출 신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웨딩플라워를 전담하는 곳과 손잡고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진행하는 호텔도 있다. 글래드호텔은 2년째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 월 2회, 격주 수요일에 계절을 반영한 꽃을 제공한다. 1개월에 12만원이다. 글래드호텔 측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고 바쁜 일상 속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간편함을 누리려는 수요가 있어 출시했다"며 "봄과 가정의 달에 판매량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또 호텔에서 투숙하며 즐겼던 향을 집에서도 만끽하고 싶어하는 고객을 위해 온라인몰에서 디퓨저와 룸 스프레이, 차량용 방향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글래드호텔은 올해도 호텔 특유의 향을 담은 종이방향제, 초 등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드리조트도 온라인몰에서 호텔 고유의 향기를 담은 디퓨저, 핸드크림, 차량용 방향제를 판매하고 있으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밖에 조선호텔은 1개월 45만원에 매주 새로운 식물을 배송해주는 식물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호텔 PB 상품 중에선 가정간편식 판매량이 높은 편인데, 지난해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119%였다. 2020년 8월 선보인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은 누적 판매량 62만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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