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제주와 국제전기차엑스포
제주특별자치도가 선도적으로 '탄소 없는 섬 제주 2030(Carbon Free Island 2030 by Jeju)' 프로젝트를 선언한 것이 2012년 5월 2일이었다. 지난해로 꼭 10주년을 맞았다. 그런 야심 찬 비전을 선포한 10년째 되는 날인 지난해 5월 2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가 제9회 일정을 시작했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와 CFI 2030 비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09년 시작한 가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국제녹색섬포럼, 제주도 스마트그리드기업협회, 제주대 스마트그리드연구센터 등이 제주도와 에너지를 결합해 IEVE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이들 민간 네트워크는 녹색섬 가파도라는 섬의 정체성을 찾아 바람과 태양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원을 바탕으로 에너지자립섬을 구축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여기에 휴양형 MIC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선정돼 2014년 역사적인 제1회 엑스포가 개최됐다.
섬에서 다니는 가솔린 차량 모두를 전기차로 교체해 '탄소 없는 섬' 가파도!, 'Carbon Free Island' 가파도를 만들어 나가는 비전은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모델로 격상됐다.
그렇게 대한민국 최남단의 작은 섬과 사랑에 빠진 이들이 이 섬을 세계적인 녹색섬으로 만들고, 전기차의 불모지이며 변변한 전시시설도 없는 제주에서 글로벌 순수전기차엑스포를 탄생시켰다.
지난해 제9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는 세계 50여 개국에서 3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20만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관람하는 국제박람회이자 학술의 장, B2B 비즈니스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유일의 순수전기차엑스포로서 'e-모빌리티의 다보스포럼'이라는 명성에 걸맞은 행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국은 물론 한국과 아세안, 한국과 EU 국가 간 전기차산업 관련 협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내실을 다지면서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함께 진행하는 비즈니스포럼은 연륜을 쌓아 대표적인 투자유치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5월 2~4일 열리는 제10회 엑스포는 위기의 시대에 포용적인 전환과 혁신을 얘기할 것이다. 공존과 공영의 가치를 다시 부활시키고, 녹색회복을 통한 상생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굳건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다.
전기차를 넘어 전기선박 등 친환경선박과 도심항공교통(UAM), 농기계까지 미래 e-모빌리티를 아우르는 플랫폼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 연중 숱하게 열리는 여느 자동차박람회들과는 격과 차원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국가가 관심과 지원을 본격화할 시점이다. 대한민국 전기차 연관 산업이 글로벌 시장 평정에 나설 수 있는 저력을 IEVE는 묵묵하게 키워내고 있어서다.
필자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엑스포 조직위원과 녹색섬포럼 분과위원장 등을 지내며 김대환 위원장과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 지나온 세월이 올해로 10년째다.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이순형 1.5℃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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