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으로 韓·세계 잇는다…한세의 비전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창립 40년간 9개국에 법인
국내외 임직원 5만명 고용
스마트 시스템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의류업계 처음으로 3D 샘플 제작
자동차 66만㎞ 주행한 만큼 탄소배출 감축
◆ 톡톡! 경영인 ◆
한세실업의 사명(社名)은 '한국과 세계를 연결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한세실업은 1982년 창립한 뒤로 의류 생산이라는 외길을 걸어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고 전 세계 9개 해외법인에서 임직원 5만명을 고용하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는 고물가로 경제 환경이 얼어붙었지만 사상 처음으로 '매출 2조원 클럽'에 가입하며 축포를 쏘아 올렸다. 잠시 앉아서 쉴 법도 했지만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안주를 택하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창립 40주년사를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 문화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며 100년 기업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 경제가 불투명한 시대로 접어드는 만큼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절박함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어렵다고 생각되는 때지만 이럴 때일수록 과감하게 투자하려고 한다"면서 "경쟁사는 당장 인원을 감축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하면 현지 직원을 잘 교육해 더욱 성장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맞을수록 더욱 강해지며 성장했던 한세실업의 DNA를 이번 위기를 통해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디지털 전환'이다. 전 세계 고객사에서 주문을 받아 옷을 만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특성상 생산 공정에서 이뤄낸 작은 혁신의 씨앗이 모여 커다란 결실로 맺어진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한세실업만의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인 햄스(HAMS)를 구축해 전 세계 모든 공장의 생산 활동을 데이터로 정립했고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의류회사 가운데 한세실업이 가장 디지털 전환을 빠르게 해내고 있다"면서 "3차원(3D) 버추얼 디자인팀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3D 기술에서는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고 자부했다.
2017년 한세실업이 만든 3D 디자인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로 샘플 의류를 제작하지 않고도 전 세계 고객사와 소통이 가능하다. 불필요한 원단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물론 포장재와 운송비까지 절약할 수 있다. 한세실업의 가상 샘플은 질감과 무늬부터 색상까지 원본과 일치한다.
한세실업이 활용한 가상 샘플로 지난해 줄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3만9015㎏. 이는 서울 시내를 자동차로 66만㎞가량 달릴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양이다.
김 부회장은 "똑같은 원단으로 옷을 만들더라도 무게가 조금만 바뀌면 느낌이 달라진다"면서 "당연히 실물 샘플을 보고 싶어 하는데 원단 재질과 무게를 입력해 정확하게 가상 샘플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2025년까지 실물 샘플 80%를 가상 샘플로 대체할 계획이다. 그만큼 한세실업은 친환경 의류 산업에 일찍부터 뛰어들어 효과를 거둔 전력이 있다.
이미 2019년부터 '10% 포 굿(For Good) 캠페인'을 통해 고객사가 친환경 원단으로 의류를 제조하면 순수익의 10%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환경운동단체에 기부하거나 의류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일찍 시작한 한세실업의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활동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건강한 영향에 임직원들 또한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섰다.
한세실업은 지난해 5월 기준으로 전체 임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71%에 달한다. 전체 관리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56%이며 한국 본사 또한 58%를 차지한다. 그만큼 한세실업은 여성 친화적인 회사로 이미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김 부회장은 사내 어린이집의 경우 원장을 직접 선발할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결과 한세실업은 최근 5년 사이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비율이 74%에 달했다. 김 부회장은 "어린이집 때문에라도 한세실업에 취업하겠다는 수준으로 해야 한다"면서 "많은 회사가 사내 어린이집을 설치만 하고 지원하지 않지만 우리는 교보재 하나도 친환경·무독성 제품으로 할 만큼 공을 들인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꾸준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한세실업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소통 문화를 뿌리내리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때로는 임직원 한 명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면 커다란 성과로 돌아올 수 있지만, 결국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면 조직 문화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2019년 조직 문화 조성과 인재 개발·육성·역량 강화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타운홀미팅을 열어 임직원 700여 명과 직접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일하는 방식부터 성과급까지 모든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바꿨다"면서 "도제식으로 돌아가던 것들을 뜯어고치고 있다. 바꾸고 있는 것들이 힘을 내면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의 한세실업에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식 기자]
▷김익환 부회장은 △1976년 출생 △ 고려대 철학 학사 △ 미국 조지워싱턴대 MBA △ 2004년 한세실업 입사 △ 2009년 R&D 부서장 △ 2012년 해외지원 부서장 △2013년 QA(품질관리) 부본부장 △2014년 VTN 영업본부장 △2017년 대표이사 부사장 △2020년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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