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이성계든 화가 로스코든 '피의 비극'으로 통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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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연기한 이성계든, 연산군 임금이든 모두 '피의 역사'고, 마크 로스코는 인간이 갖는 가장 근본적 비극인 '피의 비극'을 가까이 했다고 생각해요. 결국 통하는 게 있어요."
배우 유동근은 30여년 만에 연극무대에 오르며 매우 쉽지 않은 도전과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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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매진···자다가도 대사 외쳐
신들린 듯 연기할수 있게 염원"
“방송에서 연기한 이성계든, 연산군 임금이든 모두 ‘피의 역사’고, 마크 로스코는 인간이 갖는 가장 근본적 비극인 ‘피의 비극’을 가까이 했다고 생각해요. 결국 통하는 게 있어요.”
배우 유동근은 30여년 만에 연극무대에 오르며 매우 쉽지 않은 도전과제를 만났다. 도전 무대는 지난달 20일부터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여섯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연극 ‘레드’로, 유동근은 실존인물인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를 연기한다. 로스코는 생전에 단순하지만 보는 이의 심연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든 예민한 화가로, 쩌렁쩌렁한 발성과 남성적 외모의 카리스마를 무기로 활동해 온 유동근과 예민한 예술가 캐릭터가 연결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는 최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그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에, 이젠 덤벼볼 만한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프로듀서가 용기를 줬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극중에서 조수 켄과 대화를 통해 예술성의 의미, 세대 간의 대립과 같은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막대한 대사로 풀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 유동근으로서는 “‘레드’는 주변의 경험에서 담아낼 수 없다. 그의 처절함과 천재성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지금도 대본을 분석하고 떠들면서 허덕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극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대사인 ‘뭐가 보이지?’부터 하나의 벽이었고, 지금도 자다가 그 대사를 외칠 지경이라고.
유동근의 공식 데뷔는 1980년 TBC 공채지만 명동 민중극장에서 스태프로 일한 적이 있고, 언론통폐합으로 일거리가 끊겼을 때 엘칸토소극장 등 연극무대에 오른 바 있다. 오랜만의 연극 출연이기에 다른 배우보다 3주 먼저 연습을 시작했고, 발성 코치와 함께 그간 잊어버렸던 무대 위 발성과 호흡법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지금도 공연이 있는 날이면 혼자 분장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는 혼자 생각하며 ‘어느 장면이라도 좋으니 신들린 듯 연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염원한다.
그는 “연극은 무대 위 배우의 놀이라고 할까. 매회 다르다는 게 묘미더라”며 “의외성이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코앞에서 만나는 관객과의 소통은 베테랑 배우에게도 큰 고민이다. 색깔과 피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대목에서 웃는 관객들을 보면 “연기를 못해서 그런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우리 연극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연극무대에 오를 계획이 있는지 묻자 “아직 계획은 없다”면서도 “글쎄요, 불러주시면 할 수도 있겠지”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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