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없다" 삼성전자 향한 비판에…"의도한 것" 답한 속내는

한지연 기자 2023. 1. 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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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염려와 실망도 있었지만, 우리 의도대로 된 것 같다."

현지시간 이달 6일 CES2023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의 언급이다.

삼성전자가 신가전을 내놓지 못한다며 '혁신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삼성전자로선 자신들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황당한' 비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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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 개막일인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스1

"(사람들의) 염려와 실망도 있었지만, 우리 의도대로 된 것 같다."

현지시간 이달 6일 CES2023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영희 삼성전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의 언급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기술 발전을 뽐내는 혁신 제품, 이전에 없었던 신제품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답이다.

글로벌 회사들이 앞다투어 혁신 기술을 뽐내는 CES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도 삼성전자가 여유로운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사장의 다음 답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사장은 "신제품을 잘 숨겨두고 연결 기반의 새로운 경험을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제품 그 자체가 아닌 초연결이란 '비전'에 집중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미 기기 제조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의 테크 기업으로 진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그리는 '넥스트 스텝'의 핵심은 초연결이다. 글로벌 1위 제조사로서 이미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만큼 그 이상의 단계로 나아가겠단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초연결 비전 강조는 '스마트싱스 대중화 원년'을 선언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의 홈 애플리케이션으로 초연결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플랫폼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사용자가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나만의 맞춤형 솔루션이 제공되는 '캄 테크'를 구현하고 '통합된 연결 경험'으로 개념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이영희 사장 (사진 왼쪽부터)/사진=삼성전자

기기 1위에 이어 자사 플랫인 스마트싱스가 타사 플랫폼보다 월등하다는 자신감이 전제된 삼성전자에겐 기기가 아닌 연결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당연한 행보인 셈이다. 기기간 연결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허브인 TV를 예로 들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금액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30.2%였다. 4분기 기준은 발표 전이지만 이대로라면 17년 연속 1위다. 김상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북미 서비스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이 "기기가 이미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삼성전자는 넘버원 기기 제조사로서, 기기에 집중하기보다는 그걸 잘 연결시켜 묶어주는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주력 가전 브랜드인 비스포크가 갖출 올해의 핵심 가치 세 가지를 '디자인, 지속가능성, 연결성'으로 꼽으며 아예 기능을 배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가 신가전을 내놓지 못한다며 '혁신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삼성전자로선 자신들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황당한' 비판일 뿐이다.

그러나 초연결이란 자사 비전을 주장하는데에서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와닿게 하는 것도 삼성전자의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무형의 가치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지금과 같은 '혁신이 없다'는 비판을 계속해서 들어야 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 부회장은 초연결이란 가치를 소비자에게 이해시키는 점이 가장 어렵다며 해당 가치를 반복해 주장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고객이 체감하는 전반적 연결성 구현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앞으로 지속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 역시 "가능한 쉽게 표현되도록 전시 기법을 기존과 달리 일러스트 등으로 표현했다"며 "고객들에게 어떻게 (초연결 비전을) 더 쉽게, 편히 알릴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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