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경총과 통합설에 `발끈`… "우리가 아무리 힘빠졌어도"

박은희 2023. 1. 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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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거론되자 두 단체 통합설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회장 임기 만료 때마다 차기 후보를 찾지 못하자 2019년 전경련의 '동생 단체'로 인식되던 경총을 중심으로 두 단체를 통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손 회장은 지난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경총과 전경련을 통합해 미국의 해리티지재단과 같은 연구단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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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전경련 쇄신필요" 사의표명
차기 수장에 손경식 경총회장 거론
내부선 "참신한 인물 조직 이끌어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거론되자 두 단체 통합설이 다시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경련 내부에서는 참신한 인물이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며, 경총과의 통합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최근 전경련 부회장단과의 식사 자리에서 "경제계 대표 단체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한 전경련에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허 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권태신 상근부회장도 함께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허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까지다.

허 회장은 2017년과 2019년, 2021년 회장 교체기에도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마땅한 후임자가 없자 계속해서 회장직을 이어왔다. 그는 2011년부터 6회 연속 전경련 회장을 맡은 최장수 회장이다.

사단법인인 전경련은 회장 임기가 끝나는 해 2월에 열리는 정기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해야 하지만 아직 허 회장의 후임 인사와 관련한 뚜렷한 하마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차례 전경련과 경총의 통합을 주장하며 전경련 회장 자리에 대한 의사를 보였던 손경식 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재계 '맏형' 역할을 했던 전경련은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서 K스포츠와 미르재단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며 4대 그룹이 탈퇴하는 등 내홍을 겪은 끝에 재계 안팎의 위상이 추락했다.

회장 임기 만료 때마다 차기 후보를 찾지 못하자 2019년 전경련의 '동생 단체'로 인식되던 경총을 중심으로 두 단체를 통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경총은 산업화로 노동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1970년 전경련에서 떼어져 노사관계 전담 사용자단체로 설립됐지만 2018년 손경식 회장 취임 이후에는 종합경제단체로서의 면모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2월 기자간담회에서 경총과 전경련을 통합해 미국의 해리티지재단과 같은 연구단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손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올라 두 기관이 통합되면 탈퇴한 4대 그룹이 재가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본의 게이단렌과 닛케이렌의 통합을 근거로 전경련과 경총의 통합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사관계가 안정적인 일본은 경총 격인 닛케이렌의 역할이 거의 없어 전경련격인 게이단렌의 흡수 합병이 가능했지만, 노사관계가 세계 최악 수준인 한국은 사용자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경련 내·외부에서는 손 회장의 차기 회장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전경련이 쇄신을 이유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위원회까지 꾸린 마당에 대한상공회의소, 경총 회장까지 거쳤고 재계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연배인 손 회장이 혁신을 이끌기엔 다소 걸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현재 전경련 부회장을 맡고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다. 두 회장은 최대 민간경제단체로서 전경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재까지 부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각각 이유를 들어 회장 자리를 고사했다.

전경련 내부에서는 부회장단에 속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을 유력후보로 보고 있다. 두 회장 모두 전경련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내부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김윤 회장은 전경련 내 K-ESG 얼라이언스 의장을 맡아 전경련의 기능 확대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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