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업망 자체 구축… `직접판매`로 눈 돌린 K-제약바이오

김진수 2023. 1. 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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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화땐 매출·수익성 개선 효과
제품 신뢰도 측면서도 더 긍정적
셀트리온 본사. 셀트리온 제공.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활동무대를 넓히면서 판매 전략도 다양화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해외 파트너사를 통해 자사 제품을 공급하던 위주에서 벗어나 영업망과 네트워크를 자체 구축해 직접판매(직판)로 눈을 돌리고 있다.

1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료기기 기업들이 직판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직판은 조직과 시스템을 갖추고 인력을 확보하는 등 초기 구축과정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초기에 전혀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현지 유통망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해외 파트너사나 중간 유통사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편다.

하지만 조직과 인력 시스템이 한 번 구축되고 안정화되면 중간 유통과정이 줄어들다 보니 매출과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중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보유하고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면 직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기업과 제품에 대한 신뢰도 측면에서도 더 긍정적일 수 있다.

자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등의 의약품을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셀트리온그룹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직판 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은 이미 유럽시장에서 직판 구조를 갖추고 경험과 경쟁력을 확보한 바 있다. 셀트리온의 대표적인 제품인 램시마SC는 유럽 출시 첫 해인 2020년 시장 점유율이 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분기엔 12%로 크게 올랐다. 이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일부 품목에 대해서만 실시하던 직판 체계 비중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90%까지 높이며 사실상 전 품목에 대한 직판 체계를 가동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셀트리온그룹은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도 직판 구조를 도입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국에서 트룩시마, 허쥬마, 베그젤마 등을 판매 중인데, 올해 하반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도 출시를 앞둔 만큼 직판을 통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미국 의약품 유통 라이선스를 보유한 '셀트리온USA'를 인수하고 미국 사업을 총괄할 최고사업책임자(CCO)를 비롯한 세일즈 전문 인력 채용을 마무리하는 등 직판 준비를 마쳤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직판 체계를 구축했다. 기술 개발부터 임상시험까지 자체적으로 하며 미 FDA(식품의약국) 판매승인을 받아낸 이 회사는 대표 품목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하며 안정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한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바이오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8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 의약품 직판을 준비 중이다. 아베오 파마슈티컬스가 미국 현지에 구축한 유통망과 파트너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휴젤은 2018년 세운 미국 현지법인 '휴젤아메리카'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제품 '보툴렉스'를 판매할 계획이다.

의료기기 업체들도 직판 구조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톱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인수합병 등을 통해 연내 10개국에 직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브라질 체외진단업체 에코디아그노스티카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3월과 4월에는 각각 독일 베스트비온과 이탈리아 리랩 등 체외진단 유통사를 사들이며 전략을 구체적인 실행에 옮기로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중국 법인을 통해 직판 체계를 갖춘 상태로, 현지 영업사원만 1000여 명에 달한다.

탄탄한 현지 영업 인프라와 인력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지난 11일 중국 정부의 물량기반조달(VBP) 시행 1차 연도 입찰에서 49만 세트의 임플란트를 낙찰받기도 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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