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견’ 뜻 그게 아니었어? 학부모에 발끈했다 망신당한 과외교사
한 과외교사가 학부모로부터 “정치적 사견을 삼가 주세요”라는 지적을 받았다가 ‘사견’ 뜻을 잘못 해석해, 학부모에게 “불쾌하다”고 항의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학부모는 ‘개인의 생각이나 의견’이라는 뜻의 사견(私見)을 언급한 것인데 과외교사는 ‘올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을 뜻하는 사견(邪見)으로 해석한 것이다. 과외교사는 “네이버에 사견 치니까 올바르지 못하거나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 이렇게 나오는데”라며 학부모를 원망해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다. 해당 사연이 퍼진 뒤 네이버는 ‘사견’을 검색하면 나오는 뜻의 순서를 바꿨다. 원래는 사견(邪見)이 먼저 등장했는데, 14일부터는 사견(私見)으로 바뀌었다.
문제의 사연은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과외교사가 학부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올리면서 알려졌다.
학부모는 과외교사에게 “선생님, OO이와 수업 중 따로 정치적으로 사견 나누셨냐”며 “남편이랑도 의논해 보고 연락드리는데 수업 중 정치 이야기는 삼가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러자 과외교사는 “어머님, ‘사견’이라는 말씀은 지나치신 게 아닐까 싶다”며 발끈했다. 이어 “○○이가 어떻게 전달했을지 모르지만, 사람이라면 응당 바르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으로 이야기했다.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매도하신다면 저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학부모는 “오해하신 거 같다. 제 정치 성향이 어느 쪽인지 아시고 제가 매도했다고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거냐. 당황스럽다”고 하자, 과외교사는 “제가 어리고 미숙하더라도 제 생각에 마음대로 사견이라고 붙이시는 건 굉장히 어긋났다고 생각한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학부모가 “선생님. 사견이라는 뜻을 오해하신 거 같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뜻으로 말씀 드린 거다”라고 하자, 과외교사는 “사견의 사전적 의미는 올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 십악의 하나로 알고 있다”고 오히려 학부모가 사견의 뜻을 다르게 이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학부모는 “오해가 있다고 말씀 드리고 제 뜻을 설명해 드렸는데 당황스럽다”며 “단어를 잘 모르고 쓴 게 아니라 ‘사견’이라는 뜻에 ‘개인적 의견’이라는 뜻이 있다. 제가 말을 잘 못하는 거냐”며 전화 통화를 요구했다.
당황한 과외교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 과외 끝난 건가 ㅠㅠ. 아 괜히 급발진했다. 네이버에 사견 치니까 올바르지 못하거나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 십악의 하나 인과의 도리를 무시하는 그릇된 견해 이렇게 나오는데. 아 진짜 왜 사견이라고 쓰셔서. 비행기 모드로 읽고 안 읽은 척 하고 있는데 어떡하냐”며 네티즌들의 조언을 구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단어 뜻을 모를 수 있다고 해도 너무 급발진함, “일단 전화는 받아라”, “회피하면 더 최악”이라며 당장 학부모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과외교사는 곧바로 “죄송합니다. 제가 뜻풀이에 착오가 있었다”고 사과했다.
실제로 13일 기자가 네이버에 ‘사견’을 검색하니, ‘올바르지 못하고 요사스러운 생각이나 의견’이라는 뜻의 사견(邪見)이 가장 먼저 떴다. ‘사견’이라는 단어를 몰랐던 과외교사는 네이버에 검색 후 학부모의 ‘사견’을 사견(邪見)으로 해석해 발끈한 것으로 보인다. 흔히 쓰는 ‘자기 개인의 생각이나 의견’이라는 뜻의 사견(私見)은 사견(邪見) 밑에 작게 표시됐다.
네티즌들은 “사견을 모르는 사람이 과외를 하다니”, “사견을 검색해야 하는 수준이라니”며 과외교사의 어휘력에 혀를 찼다. “네이버가 너무 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왜 사견(邪見)을 첫 번째로 해놨냐. 초등학생들은 요즘 다 인터넷에 검색하는데. 몰라서 찾아본 사람들도 오해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반응을 의식한 건지, 14일 네이버에 ‘사견’을 검색하면 ‘자기 개인의 생각이나 의견’이라는 뜻이 가장 먼저 뜬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네이버 피드백 빠르다”, “과외교사보다 대처가 좋네”, “과외교사의 나비효과냐”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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