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간 60㎝ 안팎 폭설···추돌사고 등 100여건 발생, 일부 고갯길 차량 통행 통제

최승현·박용필·강정의 기자 2023. 1. 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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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안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15일 7번 국도의 양양 낙산고개 오르막길에서 강원경찰청 1기동대 소속 대원들이 눈길에 미끄러진 차량을 밀어주고 있다. 강원경찰청 제공

강원도와 충북·경북 북부지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15일 전국 곳곳에서는 시간당 1~3㎝ 눈이 내리면서 지·정체와 미끄럼 사고가 속출했다. 강원 산간지역엔 20~60㎝가량 폭설이 내리면서 국립공원 탐방로와 일부 고갯길이 통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비상 1단계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낮 12시를 기해 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까지 고성 미시령에 59.5㎝, 홍천 구룡령에 27.2㎝ 눈이 내렸다. 고성 현내면 22.3㎝, 양양 17.5㎝, 태백 12.2㎝, 홍천 화촌면 11.5㎝, 양구 10.7㎝, 정선 사북 9.9㎝, 평창 대화 9.1㎝ 인제 7.8㎝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태백산 22곳, 설악산 17곳, 치악산 12곳, 오대산 4곳 등 강원도 내 국립공원 탐방로 55곳의 출입이 통제됐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결빙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인제와 고성을 잇는 ‘미시령 옛길’을 비롯해 영월 군도 15호선, 농어촌도로 102호선과 302호선, 원주 군도 8호선과 11호선, 춘천 사북면 말고개와 배후령, 세밑 고개 등 9개 도로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속초시도 설악산 진입 구간인 목우재 도로를 통제하고 차량들을 우회시키고 있다.

강원도는 450여대 장비를 투입해 주요 도로에 대한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눈이 쌓여 고립이 우려되는 65개 마을 553가구(937명) 주민들을 위해 제설 장비와 자재, 구호물자 등을 사전 배치했다.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강원도에서는 100여 건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해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면 만종분기점 부근과 동해고속도로 속초 방면 옥계휴게소 인근,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 방면에서 차량 접촉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큰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양양군 강현면 한 도로에서는 운행하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전복돼 운전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낮 12시 4분쯤에는 고성군 토성면 인흥리 잼버리 도로 12㎞ 구간에서 차량 12대가 고립돼 있다가 긴급 제설작업이 마무리된 후 1시간 30분 만에 탈출하기도 했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부산 방면 경부고속도로에서는 이날 오전 1시쯤 1t 포터 트럭이 미끄러지면서 제설차를 들이받은 데 이어 뒤따르던 승용차 등 차량 3대도 추돌해 모두 4명이 경상을 입었다.

대중교통 운행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강릉시는 소금강과 위촌리∼송암, 언별∼덕현리, 관음리 구간의 일부 버스 노선의 단축 운영에 들어갔다.

강원경찰청은 이날 오후 귀경 차량이 몰리면서 동해고속도로 속초∼양양 구간 등에서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지자 기동대 등 200여 명 인력과 순찰차 54대를 긴급 투입해 통행 지원 활동을 벌였다.

중대본은 “많은 양의 습기 있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립식 임시주택, 노후건축물,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며 “취약시설 내 거주자는 대피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16일까지 강원 북부 산지에서 최대 40㎝가량의 눈이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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