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싹뚝, 청소 못해 구타...고교 축구부 감독 아동학대 유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고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을 폭행하거나 단체 기합을 강행해 해임된 감독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15일 인천지법 형사9단독(정희영 판사)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천의 한 고교 축구부의 감독으로 근무했던 A씨(57·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과 아동 관련 기관 3년간 취업 금지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2월부터 2021년 2월 고교생 B군(15·남)을 포함한 축구선수 9명을 17차례 폭행해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훈련 중 빠르게 뛰지 못했다거나 청소를 깨끗하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수들을 때렸다.

이 과정에서 C군은 음료수를 마시고 캔을 아무 데나 버렸다며 주먹과 손바닥으로 얼굴을 포함한 신체를 40차례 맞았다. 주장 선수 D군은 동료들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며 무릎 꿇은 채 머리카락이 잘렸다. 다른 선수들은 바닥에 머리를 박고 양손으로 뒷짐을 지고 버티는 원산폭격을 받았다. 이 밖에 E군은 교내 창고에서 A씨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D군에게는 전치 2주 진단이 내려졌다.

A씨는 선수들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난 뒤 감독직에서 해임됐다. 하지만 최근 고향의 사단법인 스포츠클럽이 창단한 고교 축구팀에 감독으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지도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여러 차례 신체적 학대를 가했다”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심한 고통과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일부 피해자들은 여전히 피고인의 법적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일부 범행을 부인했지만 대체로 잘못을 반성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