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울렸던 '국민주 3총사' 새해 출발 나쁘지 않는데…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 등 소위 '국민주'들이 지난해 부진을 씻고 올해 하반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가는 이달 들어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이 바닥을 찍고 올해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금융투자 업계는 분석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소액주주가 가장 많아 국민주로 불리는 이들 종목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1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키움증권을 통해 국내 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기준 가장 많이 보유한 상위 5개 종목은 삼성전자(114만명), 카카오(41만명), 현대차(21만명), 네이버(20만명), SK하이닉스(18만명) 순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을 보통 6개월 초과~2년 이하 동안 보유했지만 지난해 증시 부진에 따라 적게는 -20%, 많게는 -47%에 달하는 평균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인터넷주를 보유한 개인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47%, -41%였다. 삼성전자의 평균 수익률은 -20%를 기록했다. 현대차(-24%), SK하이닉스(-25%) 등도 수익률이 부진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민주는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삼성전자는 8.84% 올랐으며 현대차(3.82%), 카카오(15.18%), 네이버(7.52%) 등도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부진에도 하반기 실적 반등 전망에 주가가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불황이 시작되면서 D램 현물 가격이 40% 넘게 하락하자 삼성전자 실적이 급락했다. 지난 6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도 부진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떨어진 4조300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금융투자 업계는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 침체기가 끝나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봤을 때 메모리 재고가 정점에 이르는 시점의 직전 분기부터 주가가 반등했다"며 "2분기에 정점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 반등을 기대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D램 가격 하락과 함께 물량도 바닥권에 들어와 재고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 수준이 예상했던 것보다 부담스러운 상황이어서 주가 반등이 늦춰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주가가 반 토막 났던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도 올해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금융투자 업계는 전망했다. 지난해 주가를 끌어내렸던 악재가 완화될 것으로 보이며, 절대적 주가 수준 또한 크게 낮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경우 올해 1분기에도 의미 있는 실적 반등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2년간 가파르게 높아진 인건비·마케팅비 등 고정비 부담 요인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주요 수익원인 톡비즈 사업 성장률이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톡은 친구탭 비즈보드 광고 활성화, 추가 인벤토리 개설, 선물하기 연계 강화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이라며 "오픈채팅 기능도 강화해 2분기부터는 톡비즈 성장률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급 흐름도 개선되고 있다. 10일 기준 올해 기관투자자도 같은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를 각각 781억원, 17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도 네이버, 카카오를 각각 742억원, 296억원어치 사들였다.
다만 현대차는 지난해 호실적이 올해까지는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다소 주춤할 것으로 금융투자 업계는 내다봤다.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1.51% 급등한 2조929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해소돼 생산이 정상화되면서 고마진 차량의 국내외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 주가 상승도 실적 개선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미국 재무부가 한국산 전기자동차도 리스 등 상업용으로 판매할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전기차 세액공제 규정 추가 지침을 공개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자 비용 상승,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금융 부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2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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