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멈추면 '전·반·차' 달린다…회복장 견인 기대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1. 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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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투자 어떻게
美연준 매파색 여전하지만
하반기 금리인하 기대감도
반등땐 '낙폭 과대주' 주목
4차 산업혁명 관련주 유망
국채·우량회사채도 안정적

지난 한 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경기 침체 우려로 끝없는 추락장이 이어진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눈물을 훔쳐야 했다.

새해 시작도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와 기업 실적 악화, 당분간 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금리 등 호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만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전문가들은 "고통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 당장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올해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연준은 올 한 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하락 기조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수일 NH아문디자산운용 채권운용부문총괄 CIO는 "연준의 양적 긴축, 달러 초강세에 따른 일본·중국의 미국 국채 대량 매도 등으로 미국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위협받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 둔화, 경기 우려 등 여파로 늦어도 2분기 내에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또한 1분기 1회 인상한 후 동결을 기대한다"며 "이미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는 경기 둔화 리스크가 시장을 더 크게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경기선행지수는 대부분 하락하고 있으며 한국은행도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낮췄다. 다만 한 CIO는 "미국의 경우 5% 이상, 한국의 경우 3.5%까지 오른 기준금리가 2023년 내내 동결될 것"이라며 "중앙은행들은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의 확실한 안정, 즉 2%대로 물가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세진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주식본부장도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연준의 피벗(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금리 인하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보다는 경기 침체 진행 과정에서 연준의 최종 금리와 경기 둔화 후행지표인 미국 실업률 간 골든크로스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하반기 연준의 피벗과 이에 따른 경기 상승 전망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예상외 악재도 존재한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원자재와 부동산 등 실물자산 하락에 따라 세계 경제 여건이 악화된다면 머지않은 시간에 각국 정부가 부양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경기 부양책을 원천 봉쇄하고 국가 간 대립 관계 등 암울한 상황이 전개될 때는 부정적인 시장 여건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유연한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한 CIO는 높아진 금리 환경에서 자산과 부채 비율에 따른 전략을 내놨다. 그는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투자자라면 지금이 금리부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최적기"라며 "신용 리스크가 큰 일부 저등급 회사채를 제외하고 국채, 공사채 등 우량 회사채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이유로 금리가 폭등했고 이제 정점을 지나고 있는 만큼 금리에 투자할 기회라는 설명이다. 한 CIO는 "부채가 많은 사람은 향후 1년가량 대출금리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하에 자산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정상진 본부장은 지금처럼 가격이 내려가면서 기업들의 본질 가치 대비 저평가 폭이 큰 상황에서는 긍정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정 본부장은 "급락 후 반등 과정에서는 통상적으로 '낙폭 과대주'에서 '새로운 주도주' 순서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낙폭 과대주 반등 국면에서는 직전 장세에서 시장을 주도했던 4차 산업혁명 관련 성장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만큼 새로운 주도주는 유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재무구조 우량 기업, 소재 및 산업재 업종 등 전통 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세진 본부장은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형성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2차전지와 반도체, 자동차가 '트로이카 산업체계'를 이룰 것으로 봤다. 그는 "3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법안이 확정되면 2차전지 기업의 세액공제 혜택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에 올해 외국인 주도의 코스피 상승 가능성도 열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3대 트로이카 업종에서 중국과 비중국 간 시소게임 진행과 함께 빠른 순환매 속 지수 상승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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