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증시!… 우리 웃음 찾아줄 '래빗' 잡아라
●Renewable energy 신재생에너지
●A I 인공지능
●Bond 채권
●Beyond Covid-19 일상 회복
●Income generation 인컴 창출
●Tech-politics 기정학
지난해 국내외 증시는 고난의 시절을 겪었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이 가파른 금리 상승을 주도하자,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는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에 이르러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가 단기 자금시장 경색을 일으키며 금융·자금시장은 꽉 막히다시피 했다. 물론 자금시장 경색은 연말을 기점으로 다소 잦아들긴 했지만 새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다만 상반기 코스피에 뜻밖에 훈풍이 불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전보다 많이 잦아든 분위기도 감지된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6거래일 만에 5%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올 증시 흐름이 '상고하저(상반기 상승·하반기 부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의견들이 새삼 주목받는 눈치다. 지난해 말 대부분 증권사들은 올 증시 흐름이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었다.
'소수의견'이던 상고하저 예측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자체가 모멘텀이 돼 주가에 바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인상 종료와 함께 중국 증시의 긍정적인 흐름 등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은 상반기에 몰려 있어 반등폭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의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크고 하반기에는 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저렴해진 미국 증시, 중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같은 모멘텀이 상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우려는 여전하지만 주가가 이미 많이 싸져 있고 중국 경기 모멘텀도,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도 상반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항셍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만 약세를 보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업종 사이클에 민감한 국내 주요 산업 사이클의 회복 기대감으로 상반기 증시 상승폭이 오히려 클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상고하저의 코스피 흐름을 예측한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았던 반도체, 철강, 화학 기업들 실적이 올해 하반기에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이는데 주식이 먼저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 유망 투자처에 관심이 쏠릴 터. 증권가는 계묘년 새해를 맡아 여러 키워드를 내놓으며 투자자들에게 합리적 투자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키워드도 다채로운데 올해가 '검은 토끼의 해'임을 착안해 꾸린 키워드가 많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키워드로 '래빗(RABBIT)'을 제시했다. 6개 분야의 약자를 모은 것인데 차례대로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인공지능(AI) △채권(Bond) △일상 회복(Beyond Covid-19) △인컴 창출(Income generation) △기정학(Tech-politics) 등을 뜻한다. 이 가운데 '기정학'이 생소한 용어인데, 지리적 위치(Geo) 기반인 지정학에서 다르게 기술(Tech)을 중심으로 재편된 국가 간 안보·외교 관계를 뜻한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일본·한국·대만으로 이뤄진 반도체동맹(Chip 4)이다.
또 국민연금이 최근 투자를 늘린 종목이 '래빗' 키워드에 대응하는 편이다. 연초 지분 변경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새롭게 주요 주주(지분율 5% 이상)로 오른 종목은 2차전지, 리오프닝, 고배당주 등에 몰려 있다. 각각 삼성자산운용이 제시한 키워드 중 '신재생에너지(R)' '일상 회복(B)' '인컴 창출(I)'에 해당하는 종목이다.
삼성증권은 투자전략 키워드를 내놨다. '상채하주' '흑묘백묘' 'BTS' 등 3가지다. 이들 세 키워드를 통해 삼성증권이 강조하는 투자 방식은 채권 투자와 저가 매수다.
먼저 '상채하주'는 상반기에는 채권, 하반기에는 주식이 유망하다는 뜻이다. 삼성증권은 상반기까지 인플레이션의 절대적 수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 미국 소비자 경기 관련 심리지표의 하락 등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금리형 자산에 대한 투자가 필수라고 꼽았다.
두 번째 키워드로 꼽은 '흑묘백묘(黑卯白卯)'는 추가적인 알파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실용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중국 개혁개방의 실용주의를 뜻하는 '흑묘백묘(黑描白描)'는 원래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이다. 이를 차용해 올해 토끼해를 뜻하는 묘(卯)로 바꿔 "검은 토끼든 흰 토끼든 수익만 나면 된다"를 내세운 것이다.
마지막 'BTS(Buy The Sinking spell)'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을 때 매수하라"는 뜻이다. 삼성증권은 "올해는 미국 긴축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금융시장에 변곡점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의 변곡점 시기를 투자 기회로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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