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윤 대통령 비속어 보도’ MBC에 소송제기

김세훈 기자 2023. 1. 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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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사용 장면을 보도한 MBC 화면 /MBC TV 캡처

외교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외교부가 지난달 19일 문화방송을 상대로 정정보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15일 밝혔다. 원고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며 피고는 박성제 MBC 대표이사다. 발언의 당사자인 윤 대통령은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소장은 지난 2일 MBC에 전달됐다.

원고 소송대리인으로는 최태형 변호사(58·사법연수원 22기)가 이름을 올렸다. 최 변호사는 추미애 전 장관 재임 때 법무부 징계위원회 징계위원이었다. 그는 추 장관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목적으로 연 징계위원회의에 불출석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변호사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에 동의하지 않아 불출석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번 소송의 발단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BC는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이던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냐”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발언했다고 반박했다.

외교부와 MBC는 지난해 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절차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외교부는 사실과 다른 보도로 외교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했고, MBC는 “허위 보도가 아니므로 정정보도가 어려우며 대통령실의 반론도 충분히 전했다”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정보도 청구와 관련해 “MBC 보도로 인해 우리 외교에 대한 국내외 신뢰에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며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우리 외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대신 외교부 장관이 소송에 나선 것이라 ‘당사자 적격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박진 장관은 보도가 된 발언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한미 관계를 총괄하는 부처로서 해당 보도에 가장 큰 피해자인 바 소송 당사자 적격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언론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 때인 2008년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왜곡·과장보도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을 고소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PD수첩 제작진 5명은 2011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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