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면적 4위인데 철도오지?…경남, SRT 개통에 기대감 왜?
강민국 국회의원 “균형발전·자치분권 강화 위해 열차운행 편수 정해야”
경남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철도 오지다. 얼핏 듣기에는 이해가 잘 안 되겠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경남은 인구면에서 경기, 서울, 부산 다음으로 많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 속하지만 국내에서 대표적인 철도 오지다.
면적은 어떤가. 경북, 강원, 전남에 이어 전국에서 네 번째(남한 총면적의 10.5% 차지)로 넓다. 이런 경남주민이 철도를 이용하려면 여간 불편하지 않다.
경남지역 간 한국고속철도(KTX)를 이용한 이동이 쉽지 않다. 다른 타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더 더욱 어렵다.
특히 경남 도청 소재지이자 유일한 비수도권 인구 100만이 넘는 ‘창원특례시’는 인접한 부산을 가려면 직통 KTX가 없어 사실상 버스나 승용차가 교통수단이다.
수도권이라면 도시철도가 다닐만하다. 그런데 부산과 창원 간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는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산과 창원은 비교적 짧은 거리에도 불구하고 이동이 불편하다. 창원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은 대체로 교통 체증에 시달린다. 버스나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레일 열차 예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창원중앙역에서 35여 ㎞ 떨어진 부산역으로 가는 열차를 검색하면 직통이 없다고 안내가 된다.
창원중앙역에서 밀양역 혹은 동대구역을 거쳐 부산역으로 가는 환승 열차를 타야 한다. 서울 사당역에서 경기 성남 분당구청을 가기 위해 사당역→광화문역 혹은 의정부역을 갔다가 분당구청으로 돌아가는 격이다.
이동 형태가 ‘ㅅ’(시옷)자 모양이다. 창원중앙역(마산·진주역)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철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남을 경유하는 ‘목포∼부산’ 열차가 하루 왕복 8회씩(부전∼목포 2회, 부전∼순천 6회) 운행되고 있지만, 경전선 일반열차(무궁화호)라 속도가 느리다.과거에도 마산∼부산 간 열차가 운행됐으나 이용률 저조(열차당 평균 승차 인원 48명)로 운행이 중지됐다.
창원과 부산을 잇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이르면 하반기 도입 예정돼 있지만, 국토교통부가 ‘열차 간격 90분’으로 계획해 지역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이에 대해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 10일 도청 도정 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운행 간격을 단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자가 어디든 열차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경남도민은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 거주하다 창원으로 이사 온 40대 직장인은 “대중교통이 이렇게 불편할 줄 몰랐다”며 “창원 내 이동과 타지역 이동 모두 승용차 없이 힘들어 불편하다”고 밝혔다.
창원에서는 ‘프로야구 홈구장이 있는 도시 중 유일하게 지하철이 없는 도시’라거나, ‘열차 만드는 회사(현대로템)가 지역에 있는데 정작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
인접한 부산뿐 아니라 서울로 가는 철도 편성도 많지 않다.
마산·창원중앙·진주역 등 도내 주요 역의 서울역행 KTX 편성은 인접한 부산·울산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평일 평균 KTX는 100회다. 울산역은 66회다.경남은 마산역 28회, 창원중앙역 21회, 진주역 16회씩 편성됐다. 평일과 주말 평균 운행 횟수는 대동소이다.
승차율은 경남이 평일과 주말 모두 부산, 울산보다 높다. 체감 승차율은 더 높아 주말에 서울 가는 기차 예매하기가 쉽지 않다.진주에서 서울 가는 KTX 편성은 인접한 부산의 16%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최근 SRT(초고속열차)가 창원중앙역과 진주역∼수서역(서울 강남구) 구간을 연내 개통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SRT 경부선(부산역∼수서역)은 하루 왕복 80회 운영되며, 탑승률은 지난해 기준 65.8%다.
경남지역 SRT 운행의 개통 시기나 운행 편수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수 도민이 SRT 개통을 통해 철도 오지에서 벗어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강민국 국회의원(진주시을)은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국토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서라도 지역 내 열차 운행 편수 등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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