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절반은 유급휴가 사용 못해… “육아·출산휴가도 어려워”

이학준 기자 2023. 1. 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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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절반은 유급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급연차휴가 자유사용'에 대해 비정규직 52.8%만 '그렇다'고 답했다.

설문조사 결과 명절을 포함한 공휴일 유급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68.8%였으나, 비정규직은 46%, 5인 미만은 51.9%, 저임금 근로자는 35.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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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계 없음./뉴스1

비정규직 절반은 유급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인 5명 중 2명은 육아휴직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작년 12월 7일부터 같은달 14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급연차휴가를 원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69.9%가 ‘그렇다’는 취지로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유급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비정규직을 비롯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월 150만원 미만 저임금 근로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급연차휴가 자유사용’에 대해 비정규직 52.8%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정규직(81.3%)과 300인 이상(84%), 월 500만원 이상(90.2%)와 비교해 최대 37.4%p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밖에 5인 미만은 50.6%가, 저임금 근로자는 44.4%가 유급연차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일터의 약자들 절반은 사실상 유급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등은 명절을 포함한 공휴일과 여름휴가·유급병가·출산휴가도 제대로 쓰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명절을 포함한 공휴일 유급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68.8%였으나, 비정규직은 46%, 5인 미만은 51.9%, 저임금 근로자는 35.5%에 불과했다. 반면 정규직은 84%, 300인 이상은 77%, 월 500만원 이상은 87.4%였다.

근로기준법상 보장돼 있지 않은 ‘여름휴가’를 유급으로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52.7%로 ‘그렇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유급병가를 자유롭게 이용한다는 응답은 60.8%로 집계됐다.

출산휴가도 마찬가지였다. 직장인 3명 중 1명 이상(35.9%)은 여전히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출산휴가 사용이 어렵다고 응답한 남성은 29.3%인 반면 여성은 44.7%에 달했다. 같은 답변을 한 비정규직은 54.3%, 5인 미만은 59.9%, 저임금 근로자는 65.3%로 나타났다.

육아휴직은 출산휴가보다 더 쓰기 어려웠다. 설문에 참여한 직장인 43.1%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밖에 여성은 50.2%, 비정규직은 56%, 5인 미만은 66.7%, 저임금 근로자는 62.9%로 집계됐다. 가족돌봄휴가의 경우 직장인 절반(51.1%)가 자유롭게 쓰지 못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직장갑질119는 “법이 보장한 휴가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과로 사회’와 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저출산 사회’에 미래는 없다”며 “윤석열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과로사를 부르는 노동시간 유연화가 아니라, 자유로운 휴가 사용을 보장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서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 유급 연차휴가를 부여하고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사용자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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