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옆 골프장 17일 강제반환...물리적 충돌 일어날까

토지 사용기간 종료된 스카이72골프장
인천지법 집행관, 17일 오전 인도 집행
법원 “강제 집행 막으면 공무집행 방해”
골프장 세입자 반발 커 충돌 가능성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을 반환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2개월째 이행되지 않자 법원이 오는 17일 강제 집행에 나선다.

골프장 사업자는 “대응 권한이 없다”며 한 발 빼는 모양새지만, 골프장 세입자 측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집행관은 오는 17일 오전 인천시 영종도 소재 스카이72 골프장을 찾아 토지 등 부동산 인도 집행에 나설 예정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에 300명의 인력을 요청했다.

부동산 인도 집행은 지난달 1일 대법원이 인천공항 토지 364만㎡(110만평)를 점유하며 골프장 영업을 하고 있는 스카이72 골프장에 대해 “골프장을 인천공항공사에 반환하라”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대법원은 공항공사가 골프장 사업자인 스카이72를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공항공사와 스카이72가 맺은 실시협약 대로 토지 사용 기간(2020년 12월 31일)이 종료되고, 활주로 착공 계획이 변경됐더라도 사용기간 변경 등을 협의할 의무가 없으며, 양측 협약은 공법상 계약이므로 민법상 임대차계약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하급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면서 상고를 기각했다.

골프장 사업자가 대법 판결을 이행하지 않자 인천지법은 지난달 중순, 같은 달 29일까지 자진 인도를 요청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 강제집행이 가능하다는 계고장을 발부했다. 이 기간에도 자진 인도되지 않자 인천지법은 오는 17일 강제 집행에 나서기로 했다.

법원 측은 “이번 부동산 인도 집행은 대법원 확정판결로 이미 효력이 있는 것”이라며 “집행을 방해하면 관련 법에 따라 공무집행방해가 된다”고 밝혔다.

스카이72 골프장 측은 “(법원 집행관이) 강제 집행을 하면 대응할 권리가 없다”면서도 “골프장 시설 임차인들이 권리를 주장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72 등에 따르면 현재 골프장에는 식당, 골프샵 등 50여명의 임차 계약자가 존재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영업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강제집행 과정에 대비해 골프장 주변에 철조망을 치기도 했다.

골프장 세입자들의 입장을 대리하고 있는 A 변호사는 “강제집행이 가능하려면 대법원 행정소송 승소 만으로는 안되고, 공항공사가 임차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해 모두 이긴 뒤 해야 한다”면서 “집행관이 강제집행을 한다면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대표 전광훈 목사·대국본) 회원 등과 인의 장막을 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국본은 “스카이72 운영권 박탈을 중단하라”며 지난달부터 원정 집회를 열고 있다.

스카이72 측은 2020년 12월 31일 자로 인천공항 토지 계약이 완료됐지만 반환하지 않고 2년 넘게 영업을 지속하며 하루 2억~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후속 사업자로 선정된 KMH신라레저 컨소시엄은 스카이72 측 무단 점거로 아직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자료=스카이72 골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