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올라탄 이 기업 “수십억명 사용자 모으겠다”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2023. 1.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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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시 찬드라 포시마크 CEO 인터뷰
네이버가 인수 북미 최대 패션C2C
스마트렌즈·라이브스트리밍 추진
네이버 기술 도입해 세계 시장 공략
포시마크 공동창업자들. (왼쪽부터) 스티븐 영 CMO, 마니시 샨드라 CEO, 트레이시 선 수석부사장
“포시마크를 창업했을 때 몇억명에 달하는 사용자를 모으는 것이 목표였는데, 이번 양사 간 결합을 통해 수 십억명의 사용자를 모으고자 합니다.”

네이버가 인수한 미국의 중고 거래 플랫폼인 포시마크의 마니시 찬드라 공동창업자겸 최고경영자(CEO)의 포부다. 12일(현지시각) 찬드라 CEO는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 있는 사옥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와 협업으로 새로운 역량들에 대해 굉장히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고거래 시장에는) 매우 많은 경쟁자들이 있고 정말 많은 혁신이 필요한데,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로 네이버의 스마트렌즈 기술을 적용한 ‘포시 렌즈’를 들었다.

‘포시 렌즈’는 포시마크에 가장 먼저 적용된 네이버 기술로, 포시마크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촬용하면 비슷한 상품과 가격을 한번에 볼 수 있다. 찬드라 CEO는 포시렌즈를 통해 사용자들은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부류의 신발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네이버와 포시마크의 결합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찬드라 CEO는 아울러 자체 기술로 개발한 라이브 커머스인 ‘포시 쇼’에 네이버의 라이브 커머스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시마크가 ‘팀네이버’의 일원이 된 만큼, 네이버의 강력한 기술을 활용해 포시마크의 마케팅, 검색, 커뮤니티 등 서비스 전반을 향상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C2C 트렌드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시마크 사옥에서 마케팅 영상을 촬영 중인 인플루언서
앞서 네이버는 지난 6일 포시마크 지분 100%를 13억달러(약 1조6700억원)에 인수했다고 공시했다.당초 지난해 10월 인수 발표 당시, 인수가격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발표됐지만 주식 취득 대가가 16억달러보다 낮은 13억1000만달러로 확정된데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인수금액은 2조원을 넘지 않았다.

포시마크는 2021년 기준 총판매액이 18억달러, 매출액이 3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북미 최대 규모의 패션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으로 꼽힌다. 2011년 설립 이후 총 글로벌 사용자 80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포시마크의 대표적인 특징은 커뮤니티 중심의 커머스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나만의 옷장을 등록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다. 공유를 하면 할수록 물건이 더 잘 팔릴 가능성이 커진다. 구매자는 루이비통 구찌와 같은 명품에서 나이키, 아디다스, 빅토리아 시크릿, 제이 크루 등의 유명 브랜드를 검색해 비록 중고 물품이지만 갖고 싶었던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사기 방지를 위해 500달러 이상 품목에 대해선 포시마크가 직접 인증을 한다.

사람들의 취향과 맞는 물품을 많이 팔면 인기를 얻을 수 있고 인플루언서가 된다. 현재는 전업 판매자도 상당하다. RNZY라는 ‘옷장’ 이름으로 판매하는 린제이, 라이언 부부는 15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한 달 평균 500개에 달하는 신발을 판매한다.

일부 인플루언서는 포시마크 직원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날 한 인플루언서는 포시마크 사옥 내에서 마케팅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찬드라 CEO는 “포시마크는 지역을 배경으로 하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인스타그램, 아마존, 이베이의 주요 특징을 결합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를 따라 시장을 누빈 경험을 떠올리며 “포시마크는 초기부터 소셜과 커머스를 결합했다”면서 “이를 토대로 정말 강력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MZ 세대가 포시마크를 자주 애용하는 것에 대해 “MZ 세대는 중고 물품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다”면서 “중고 거래를 통해 용돈을 벌 수 있고 비용을 절약할 수 있으며 환경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시마크 사옥에 입구에 걸린 모토
포시마크가 네이버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가치 공유다.

찬드라 CEO는 “상당히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회사라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모두 콘텐츠, 커뮤니티 그리고 임파워먼트(권한 이양)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네이버의 전문성, 기술력 그리고 시장의 지위를 볼 때 양사가 협업하면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라이브 쇼핑, 글로벌 확장에 보탬이 될 것 같고, 네이버 역시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찬드라 CEO는 한국 진출을 묻는 말에 “논의를 막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공유해 드릴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글로벌로 더 성장하고 싶은 파트너십의 방향을 생각했을 때,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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