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는 방탄·與는 당권…사라지는 1월 임시회, 이럴거면 왜 열었나

이원광 기자 2023. 1. 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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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달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1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의건이 재적 299인, 재석 215인, 찬성 205인, 반대 2인, 기권 8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1월 임시국회가 말 그대로 '개점휴업' 한다. 회기는 이달 9일 시작됐으나 의사일정은 물론 회기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본회의를 진행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10일간 해외 순방길에 올랐다.

1월 임시회 의사일정을 합의해야 할 거대 양당의 시선 역시 다른 곳을 향한다. 국민의힘은 이달 들어 당권 경쟁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방어에 주력한다.

1월 임시회 '개점휴업'…與는 당권, 野는 방탄 '블랙홀'

정치권에 따르면 1월 임시회 의사일정 및 주요 처리 안건에 대한 여야 협상은 이달 9일 임시회 회기 시작 후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은 파악됐다.

명목상 여야가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처우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간호법 제정안 △방송법·방송문화진흥화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결과로 전해진다.

핵심 원인은 "여야가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뒤따른다. 국민의힘은 이달 들어 당권 경쟁에 집중한다. '3·8 전당대회'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기현·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 잠재적 당권주자들의 행보가 당내 최대 현안이다.

특히 나 전 의원이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하면서 여권 내 이슈를 빨아들였다. 친윤계 의원들은 나 전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조사 방어전에 총력을 기울인다. 이 대표는 1월 임시회 회기 시작 다음날인 이달 10일 제 1 야당대표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민주당 의원 수십여명이 동행하며 시선을 끌었다.

원내에서 169명의 의원들을 이끄는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를 배웅한 후 "탄압의 칼날 앞에 선 당대표의 곁을 소속 의원과 함께 지키는 일은 원내대표로서 너무나도 당연한 도리이자 책무"라고 밝혔고 수석최고위원인 정청래 의원은 "민주당 의원과 당원이 똘똘 뭉쳐서 이재명과 당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교섭단체와 협의를 거쳐 본회의를 여는 김진표 의장도 국내에 없다. 김 의장은 이달 12일부터 21일까지 아세안(ASEAN·동남아 국가 연합)을 주도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공식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애초에 다룰 안건 있었나…1월 임시회 방탄 공방 거세질듯

여야 일각에선 처음부터 1월 임시회에서 다룰 안건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지난해말 일몰된 법안들이 주요 안건으로 거론됐는데 이 중 화물차 안전운임제(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정부·여당이 제도 개선 방안을 예고하면서 사실상 여야 논의 공간이 사라졌다.

건강보험료 국고 지원(건강보험법) 규정의 경우 지난해말 일몰됐으나 2023년도 예산안에 국고 지원을 위한 10억9700억원이 편성되면서 시간을 벌었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역시 1년 계도 기간을 두고 논의를 이어간다. 시급한 사안이나 반드시 1월 임시회에서 결론내야 할 사안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야가 상시 일하는 모습을 국민들게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실무적으로 1월 임시회가 시급했는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1월 임시회를 둘러싼 여야 간 방탄 공방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달 12일 '1월 임시국회가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국회인 이유'라는 논평을 내고 "1월 임시국회를 안 열면 당장 나라가 망할 것처럼 위기를 선동했던 민주당이 국회는 억지로 열어놓고 정작 대거 외유를 나갔거나 앞으로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외교는) 사전에 계획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이를 뻔히 알고 떠날 준비를 하면서도 1월 임시회를 요구하는 민주당"이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2023 신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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