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美 MZ세대가 푹 빠진 중고거래…네이버가 품은 '포시마크' 가보니
기사내용 요약
네이버가 지분 100% 인수한 북미 중고거래 플랫폼 포시마크 본사 방문
사용자 80%가 MZ세대…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인스타+당근마켓=포시마크?…소셜미디어와 마켓 결합으로 차별화
다양성과 포용성·사람들간에 연결 중요시하는 기업문화
전체 직원 32%가 R&D…네이버 AI·머신러닝 등 접목·시너지 극대화
마니시 샨드라 CEO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C2C 거래 트렌드 제시할 것"
[레드우드시티=뉴시스]최은수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한 빌딩. 여타 실리콘밸리 내 다른 테크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젊은 직원들이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
기자가 사무실에 들어서자 눈에 확 들어온 건 안내 데스크 옆 스튜디오. 직원들이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옷가지를 홍보한다. "혹시 패션 쇼핑몰인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이곳이 바로 지난 6일 네이버가 1조6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포시마크' 본사다. 포시마크는 소셜 커뮤니티와 커머스가 결합된 미국의 대표적인 중고거래(C2C) 패션 플랫폼이다.
미국인 4명 중 1명은 '포시마크族'…MZ세대에 폭발적 인기
인스타그램+당근마켓 같은 느낌?…떠들며 상품 거래하는 '시장'에서 영감
포시마크 이용자들은 미국 우편번호 ZIP 코드 단위로 지역별 피드 및 팔로잉을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팔로우한 인플루언서나 판매자(셀러)의 피드를 받을 수 있어 취향에 맞는 아이템이나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다 제품이 마음에 들면 하트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물건을 팔고자 하는 이용자들은 옷장에 있는 상품을 촬영해 포시마크에 올리고 다른 이용자들과 '좋아요', '팔로우', '댓글' 등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소통하고 직접 배송까지 한다.
2021년 말 기준 포시마크 내 구매자는 760만명, 판매자는 560만명에 달한다. 사용자 수는 약 8000만명. 미국인 4명 중 1명이 이 플랫폼을 쓰고 있다. 2019년과 2021년에는 캐나다와 호주로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2021년 1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런 빠른 성장세에는 MZ세대에 불고 있는 ‘중고’ 열풍이 한몫 했다. 포시마크 사용자 80%는 미국 MZ세대다.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폭발적이다. 미국 MZ세대 여성의 약 90%가 포시마크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이들 세대에서는 중고상품을 팔거나 구매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적다. 특히 중고 명품 거래의 경우 값싸게 원하는 브랜드 명품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보물찾기’ 기회로 통한다.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과도 맞닿아 있다.
포시마크만의 장점이라면 커머스와 소셜 커뮤니티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이뤄지는 활발한 상호작용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다수의 중고거래 플랫폼이 출시되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포시마크가 북미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실제 기자가 미국에서 포시마크에 가입해봤더니 인스타그램에 쇼핑 기능을 접목한 인상을 받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처럼 상단에는 라이브 비디오 클립 '포시 스토리'가 배치돼 있다. 그리고 아래에는 포시마크가 자체개발한 라이브 커머스 '포시 쇼'가 여러 개 노출된다. 포시 쇼를 통해 판매자들은 실시간으로 자신의 옷장 속 아이템을 소개하며 채팅과, 좋아요 등을 통해 소통한다.
또 피드에서 기자가 '관심있는 브랜드'로 선택했던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들이 계속해서 업데이트돼 올라왔다. 판매자가 홍보하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본인 계정을 팔로우하는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공유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을 홍보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커머스가 합쳐져 '패션'에 특화된 앱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포시마크 창업자 마니시 샨드라 최고경영자(CEO)는 유년 시절 인도에서 자라며 활기 가득한 시장과 상인들을 보며 일찌감치 커뮤니티가 갖는 힘에 대해 주목했다고 한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자신의 옷장을 기반으로 서로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고,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서비스 초기부터 ‘커뮤니티 커머스’ 형태로 포시마크를 출시했다.
스마트폰 하나면 몇억 달러 벌어들이는 파워 셀러로…새로운 '아메리칸 드림' 꿈꾼다
AI 등 네이버 기술·커머스 노하우 접목…"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C2C 기준 제시할 것"
쉬운 사용성을 기반으로 포시마크 판매자들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초기 자본 없이도 성공한 사업가가 될 수 있다. 쥬얼린 안젤레스 기업문화팀장은 “본업 외에 부업으로 포시마크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이드 허슬러’ 조닝은 금융업 종사자이지만 결혼자금을 마련했을 정도”라며 “전업주부인 ‘젠’은 핸드백과 새 옷 등을 판매해 성공한 ‘사업가’가 됐다”고 소개했다.
트레이시 선 공동창업자 겸 수석부사장은 "개인 셀러들 같은 경우에는 몇백 달러를 돈을 벌 수도 있고, 전문적인 셀러들은 크게는 몇억 달러까지도 수익을 내고 있다"며 "작게 시작하더라도 나중에는 정말 대규모 셀러로 성장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고 강조했다.
포시마크에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자체 기술 개발에 꾸준히 집중해왔다. 창업자들이 자사를 ‘테크’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시 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기술 혁신으로 맞춤형 추천 및 검색 기능 고도화를 이뤘다.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경영진을 필두로 포시마크 임직원은 총 830여명, 이 가운데 연구개발(R&D) 인력 비중이 32% 수준이다.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포시마크의 기업문화도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 사람들간의 연결에 집중, ▲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름과 이상함에 대한 포용’, ▲ 커뮤니티, 셀러들과의 ‘동반 성장’ ▲ 공감, 존중, 신뢰에 기반한 리더십 등 총 4가지 가치를 핵심으로 한다.
이런 기업문화는 포시마크 판매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다양한 판매자들은 개개인의 장점을 드러내고 소셜 활동을 기반으로 서로 지지하고 연결되며 성장하고 있다. 포시마크는 자사의 '빛과 소금'이 판매자들의 커뮤니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 6일 포시마크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제 완전한 네이자 자회사다. 네이버는 마니시 샨드라가 현직 CEO에게 그대로 경영을 맡겼다. 고유의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다.
포시마크는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네이버 기술력과 커머스 사업 경험을 결합해 전세계 옷장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뻗어나가겠단 목표다.
마니시 샨드라 CEO는 “이제 포시마크가 ’팀네이버’의 일원이 된 만큼 네이버의 강력한 기술을 활용해 포시마크의 마케팅, 검색, 커뮤니티 등 서비스 전반에서 판매자와 구매의 양쪽의 경험을 모두 끌어올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C2C 트렌드를 제시할 것” 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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