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시마크 CEO "네이버와 함께하는 향후 10년이 기대된다"
"네이버와 도약할 다음단계 준비, 협업 통해 밝은 미래…글로벌 패션리더 되겠다"
네이버의 인수 우려에 "향후 몇년간 퍼포먼스 통해 옳은 결정 판단할 것"
(레드우드시티[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 있는 중고거래(C2C) 플랫폼인 포시마크 본사 8층. 3평가량의 조그마한 스튜디오 공간에서 여성 두 명이 미리 준비한 옷을 들고 라이브방송을 하고 있었다.
포시마크 직원인 이들은 자신의 옷장에 있던 옷을 가져와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직원이 중고 패션 시장의 판매자(셀러)인 것이다.
이 라이브 방송은 휴대전화를 통해 실시간 스트리밍이 되고 있었다.
이들뿐 아니라 누구나 휴대전화만 있으면 포시마크 플랫폼을 이용해 옷장에 있는 옷을 팔 수 있다. 이렇게 포시마크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북미 등 전세계에 8천만 명이다.
국내 네이버가 인수한 포시마크의 마니시 샨드라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10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의 10년이 포시마크의 1막이었다면 이제 향후 10년의 2막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샨드라 CEO는 이날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통한 이같은 향후 회사 비전 등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공동 창업자인 트레이시 선 수석부사장과 스티븐 영 최고마케팅 책임자(CMO)도 참석했다.
2011년 설립한 포시마크는 830여명의 직원을 둔 패션 위주의 개인 간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캐나다와 호주, 인도에 걸쳐 총 8천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개인 간 거래(C2C)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샨드라 CEO는 '북미 최대 패션 C2C 커뮤니티', '글로벌 8천만의 옷장을 연결한 커뮤니티'로 회사를 소개했다. 또 당초 유저(이용자) 목표도 수억 명이었지만, 네이버와 협력을 통해 수십억 명으로 올려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네이버는 약 12억 달러(약 1조5천억 원)에 포시마크 인수를 완료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인수 추진 당시 글로벌 경기 위축과 불투명한 플랫폼 사업 전망에 따른 수익성 훼손 우려와 함께 고가 인수 논란이 제기됐다.
샨드라 CEO는 네이버에 대해 "한국에 있는 검색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얼마나 크고 다양한 사업과 기술을 가졌는지는 몰랐다"며 "특히, 우리만큼 커뮤니티에 대해 열정이 있는 회사라는 점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의 글로벌 마켓과 아시아 시장에 대해 매력을 느꼈고, 포시마크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깊었다"며 "네이버는 어떻게 하면 우리와 기술을 연동해 라이브 스트리밍 같은 기술을 실현할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와 공통분모가 있고, 네이버가 상당한 시간과 돈을 고객에게 투자한다는 점에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런 회사가 많지 않다"며 네이버를 인수자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제 인수가 마무리되는 단계여서 많은 점을 공유하기에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면서도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네이버와 협업으로 가져올 새로운 역량들에 대해 아주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전문성, 기술력 그리고 마켓 포지셔닝 등으로 포시마크가 많은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샨드라 CEO는 "스마트렌즈라든지 라이브 쇼핑 같은 경우 큰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사 간 서로 배우고 공유하고 성장할 수 있는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스마트렌즈는 네이버의 이미지 검색 기술이다. 이 기술이 포시마크에 접목돼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촬영하면 비슷한 상품과 가격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포시렌즈'(posh lens)가 시험 가동 중이다.
그는 "네이버와 파트너십을 통해 우리의 비전과 목표를 좀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네이버의 전문성과 기술력, 시장에서의 리더십으로 미국 내 성장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확장에도 많은 기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둔 샨드라 CEO는 네이버 인수에 대한 직원들 및 실리콘밸리의 반응도 소개했다.
그는 "우리 직원들은 이번 인수로 양사가 어떻게 협업해 나갈지 궁금해하고 큰 관심을 보였다"며 "실리콘밸리 내에서의 초기 피드백도 상당히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시마크 인수가 미국 시장 내에서 네이버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포시마크 인수를 둘러싼 네이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서는 "대개 사람들은 낯선 경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간의 퍼포먼스를 통해 네이버의 인수가 옳은 결정이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포시마크는 지난 2021년 1천2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샨드라 CEO는 2024년 목표는 여전히 "동일하다"고 자신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와 커머스를 결합한 서비스로 전 세계 옷장을 서로 연결해주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고, 이용자들이 옷장을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나중에 커머스 기능을 추가한 인스타그램이나 틱톡과는 달리 처음부터 쇼핑, 커머스와 소셜 기능을 결합했다"며 "이것이 포시마크가 정말 선두 주자로서의 리커머스 플랫폼이 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샨드라 CEO는 "우리는 네이버와 함께 도약할 다음으로의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패션 리커머스(중고시장)에서 글로벌 패션 리더가 되기를 바라며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밝은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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