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도, 인스타도 경쟁자 아냐"…네이버 만나 '꿈'이 커졌다
"유저 옷장 연결해 수익 창출 기여…핵심 가치 공유 '공통점'도
(레드우드시티=뉴스1) 정은지 기자 = 북미 최대 C2C(개인간거래) 플랫폼인 포시마크가 '팀네이버'의 일원이 됐다. 포시마크는 네이버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강력한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북미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리커머스 패션 플랫폼인 포시마크는 지난 2011년 마니시 샨드라 최고경영자(CEO) 등 4명의 공동창업자가 설립한 C2C 회사로 설립 초기부터 사용자 옷장을 기반으로 커머스와 커뮤니티를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점이 특징이다. 미국인 4명 중 1명꼴로 포시마크에 가입했는데, 이들은 포시마크 내에서 상당히 많은 소셜 활동을 진행한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를 위해 네이버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인 13억1000만달러(한화 약 1조6700억원)이라는 '통큰'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IT산업의 본산지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기업의 위상을 제고한 계기이기도 하다.
◇리커머스 선두주자 포시마크 "네이버와 협업, 글로벌 플랫폼 성장"
마니시 샨드라 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에 위치한 포시마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네이버는 콘텐츠, 커뮤니티, 임파워먼트(권한부여 및 강화)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로 이런 측면에서 (포시마크는) 강력한 글로벌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니시 CEO는 "네이버의 전문성, 기술력, 그리고 마켓 포지셔닝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주요 전략으로 생각하는 라이브 쇼핑과 글로벌 확장 부분에서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비상장사로서 장기적으로 커뮤니티 형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팀네이버'의 일원이 된 포시마크가 기존보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마니시 CEO는 "포시마크를 창업할 당시 목표는 단순하게 몇백만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것이 아니라 몇억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으는 것이었다"며 "아직 이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지만 (이 목표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이 시작된 만큼 이 목표를 몇십억명의 사용자로 수정하고자 한다"며 "꿈을 더 크게 가져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네이버의 전문성, 기술력, 시장에서 갖고 있는 리더십을 고려했을 때 네이버와의 협업은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확장에도 많은 기여가 될 것"이라며 "저희의 목표는 글로벌한 리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전세계 모든 유저들이 어디에 있든지 우리 리커머스를 실행할 수 있게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 "아마존도, 인스타도 경쟁자 아냐"…포시마크 강점은?
포시마크는 창업 초기부터 커머스와 소셜 기능을 결합한 서비스 모델을 선보여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회사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마니시 CEO는 "소셜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인스타그램, 아마존, 이베이와 비슷한 특징을 결합했지만 다른 플랫폼들과 달리 사업을 시작한 첫 날부터 소셜과 커머스를 결합시켰다"며 "이 때문에 강력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포시마크 경쟁자를 소셜 플랫폼이나 이커머스나 마켓플레이스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어떤 곳도 우리의 경쟁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마존은 소셜 기능을, 인스타그램은 커머스 기능을 추가하려고 했지만 이 모든 것은 성공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지속하지 못한다"고 했다.
스티븐 영 최고마케팅책임자(CMO)도 "소셜과 커머스를 결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시마크는 전 세계의 옷장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것을 비전으로 한다"며 "유저들이 옷장을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 기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CMO는 "다른 소셜 플랫폼의 경우 커머스 기능을 이후에야 추가하거나 도입했는데, 포시마크는 처음부터 쇼핑, 커머스, 소셜기능을 결합했기 때문에 리커머스 플랫폼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포시마크의 '유니크'한 특징은 소통과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공략에 최적화돼있다는 평가다. MZ세대 입장에서 중고 물품은 용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돈을 아낄 수 있어 거부감이 낮을 정도로 '대세'로 자리잡았다. 포시마크에 따르면 포시마크 사용자 중 MZ세대가 전체의 80%다. 특히 미국 밀레니엄 세대 여성의 약 90%가 포시마크 커뮤니티에 가입되어 있다.
스티븐 CMO는 "포시마크에서 물건을 보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모든 소셜 인터렉션은 셀러들이 다른 유저들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모든 인터랙션이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서 이뤄지는 모든 소셜 인터렉션은 거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닮은꼴' 네이버-포시마크 "10년후 기대"
포시마크 경영진은 이번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동안 여러차례 네이버와 여러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만큼, 10년후 양사가 써내려갈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마니시 샨드라 CEO는 포시마크의 네가지 핵심가치를 △사람들간의 연결에 집중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다름과 이상함에 대한 포용' △커뮤니티, 셀러들과의 동반성장, △공감, 존중, 신뢰에 기반한 리더십이라고 소개했다.
C2C는 플랫폼 이용자 모두가 판매자이면서 소비자가 되는 모델이다. 또한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어 플랫폼에 참여하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다양성, 상품의 개성이 C2C 플랫폼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마니시 CEO는 "셀러들과 이용자들은 포시마크 내에서 질문 뿐 아니라 안부를 주고받는 등 이커머스에서 드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개개인의 유니크함과 이상함을 포시마크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포시마크의 핵심 가치는 네이버의 커머스 생태계와도 맞닿아있다.
네이버는 SME 중심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롱테일 커머스'를 추구해왔다. 현재까지 형성된 55만 네이버스마트스토어의 경쟁력 역시 SME의 다양성과 개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네이버가 일찌감치 C2C 시장의 시장성에 주목한 배경이기도 하다.
마니시 CEO는 "전문성과 이커머스 산업 내에서의 위치 뿐 아니라 네이버가 가진 비전에 대해서도 인상이 깊었다"며 "특히 네이버가 상당한 시간과 돈을 고객에게 투자한다는 점이 인상깊었는데, 사실 이런 회사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사는 기술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많은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드물고 특별한 관계"라며 "양사가 10년후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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