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라도 채권 금리 하락…은행 대출금리도 떨어진다

김남이 기자 2023. 1. 1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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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시장은 이전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채권 금리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은행 대출 금리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3.25%→3.50%)을 결정했으나 은행채를 비롯한 시장의 채권금리는 떨어졌다.

채권금리 하락과 함께 요구불예금이 최근 늘어난 것도 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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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기 은행채 금리 3.918%, 두 달 새 1%P 이상 빠져...지난달 은행 요구불예금 10조 늘어


한국은행이 올해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으나 시장은 이전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채권 금리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은행 대출 금리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저원가성 예금이 6개월 만에 늘면서 은행권이 추가 대출 금리 인하에 여유가 생겼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1년 만기 은행채의 금리는 3.918%(민평 기준)로 전날보다 0.034%포인트 하락했다. 당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3.25%→3.50%)을 결정했으나 은행채를 비롯한 시장의 채권금리는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서다. 오히려 시장은 "그간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이라는 금통위의 정책 방향을 두고 기준금리가 고점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한다.

최근 채권금리는 시장 분위기를 반영했다. 은행채 1년물의 금리는 지난 11일부터 3%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9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초 금리가 5.107%까지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사이 1%포인트 이상 빠졌다. 지난 12일 KB국민은행은 45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채권을 3.88%에 발행했다.

은행채 1년물의 금리하락은 신용대출 금리에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신용대출의 기본금리로 활용돼서다. 한때 8%에 육박했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최근 7%선까지 내려왔다. 한 달 새 은행채 5년물의 금리도 0.56%포인트 떨어지면서 최근 혼합형(5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세다.

채권금리 하락과 함께 요구불예금이 최근 늘어난 것도 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요구불예금은 전달보다 9조9571억원 증가했다. 6개월 만에 요구불예금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5% 수준인 저원가성 예금이다. 반면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은 지난달 15조1327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에 줄었다. 금융당국의 제동으로 은행 간 예금 금리 경쟁이 완화되면서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이자가 싼 예금이 늘고,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예금은 줄어든 셈이다. 이같은 예금시장의 변화는 오는 16일 은행연합회에서 발표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은행권에서 우대금리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 우대율을 0.90%포인트(8개 항목)에서 1.20%포인트(9개 항목)으로 확대했다. 오는 20일부터는 NH농협은행이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한다. 최근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4.78~7.41%에 형성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은행권의 예금 금리 인하 효과는 코픽스 고시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순이익으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 때문에 과도한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큰 점은 개별 은행에 좀 더 살펴봐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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