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한파 몰아친다”…코로나 때보다 더 나쁜 체감경기

1분기 소매유통 경기전망
금융위기·코로나 때보다 낮아
3분기 연속 큰 폭 하락

* 소매유통업 전망지수(RBSI), 자료=대한상의

물가상승과 금리인상 등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여력이 축소되는 가운데 소매·유통업체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충격 당시보다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유통업체들의 경기전망은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소비한파’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6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1분기·73)와 코로나19 충격 시기(2020년 2분기·6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RBSI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부정적인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RBSI는 작년 2분기 99에서 3분기 84로 하락한 데 이어 4분기 73, 올해 1분기 64로 떨어지며 3분기 연속 큰 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쇼핑 등 전 업태가 100을 밑돌았다. 대형마트는 전망치가 83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백화점(71), 온라인쇼핑(65), 편의점(58), 슈퍼마켓(49)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소매·유통업체들이 새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중복응답)으로는 전체의 48.2%가 ‘비용 절감’을 꼽았다. 소비 한파가 몰아닥칠 것이라는 예상에 허리띠부터 죈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온라인 강화(32%), 프로모션 강화(25.6%), 점포리뉴얼(19.2%), 상품개발(18.4%)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느낀 경영 애로 요인으로는 소비 위축(34.6%), 비용 상승(25.2%), 소비자물가 상승(11.8%), 상품매입원가 상승(10.8%), 시장경쟁 심화(10.4%)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소비위축과 물가상승이 동시에 경영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소비 부진이 장기간 지속될 것에 대비해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