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1막짜리 인생은 없다” 뮤지컬 이프덴, 그리고 박혜나의 절창 [공연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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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무슨 수백 번이겠지) 상상해보곤 한다.
그때 그 사람과 잘 되었다면, 혹은 그 '인간'과 엮이지 않았더라면, 그 직업을 선택했다면, 그곳으로 갔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뮤지컬 '이프덴(IF/THEN)'은 이 '한번쯤'의 상상을 대단히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하게 무대에 펼쳐 놓은 작품이다.
지나간, 다른 삶에 대한 선택을 후회하기보다는, 지금의 삶을 '다르게' 살아볼 궁리를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는 귀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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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프덴(IF/THEN)’은 이 ‘한번쯤’의 상상을 대단히 세련되고 스타일리시하게 무대에 펼쳐 놓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넥스트 투 노멀’로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석권했던 브라이언 요키와 톰킷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 두 사람은 컬럼비아대 재학시절 뮤지컬 동아리 ‘바시티’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문이기도 하다.
‘이프덴’의 주인공은 서른아홉 살 생일을 앞둔 평범한 여성 엘리자베스. 이혼 후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엘리자베스는 두 명의 인물과 만나면서 두 개의 운명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우리들이 상상했던 또 다른 인생을 엘리자베스가 ‘리즈’와 ‘베스’를 통해 보여준다.
두 인물을 산다고 해서 왕년의 “그래, 선택했어!”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떠올렸다면 지금 바로 머릿속에서 삭제하시길. ‘이프덴’에서 리즈와 베스의 삶은 쉬지 않고 교차하는 평행선이다. 한 사람이자 두 사람의 일상은 두 가지 색깔의 벽돌로 쌓은 담장처럼 알록달록해 보인다. 극의 진행은 걸그룹의 뮤직비디오를 보듯 속도가 빠르다. 때때로 헉헉 따라가기에 숨이 찰 때도 있다.
- 사람은 선택에 따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 ‘다른 삶’은 대부분 누군가와의 인연으로 인해 출발한다. -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나’. - 다른 삶이라고 해도, 그것은 결국 지금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나’의 삶이다. - ‘그 놈이 그 놈이더라’. ‘다른 삶’도 지금의 삶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 ‘좋은 삶’, ‘나쁜 삶’은 없다. 모두 똑같은 ‘나의 삶’일 뿐. - 삶은 공연과 같아 하나의 막이 끝나면, 또 다른 막이 시작된다. - 그 누구의 삶도, 좋든 나쁘든 ‘1막짜리 삶’은 없다.
주·조연은 물론 앙상블 배우들의 기량도 뛰어나다. 무대까지 독창적이면서 세련돼 정신없이 빠져들면서 보게 된다. ‘한국에서 뮤지컬을 본다는 것은 곧 세계 최고의 뮤지컬을 보고 있다는 것’이란 말이 실감 나는 무대다.
엘리자베스 박혜나는 밑바닥부터 구름 위까지 치솟았다가 곤두박질하는 감정의 폭포를 표정과 넘버 한 곡으로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 리즈는 리즈대로, 베스는 베스대로 어느 하나 기울지 않은 공감을 객석으로 전해온다. 2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넘버 ‘결국 다시 시작(Always Starting Over)’과 ‘만약에?(What If) 리프라이즈’는 심장이 뛰는 것을 잊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렬한 절창이었다. (박혜나의 소울감이 이 정도였나 싶었던 감동의 넘버들도 있어 더욱 반가웠다)
이미 지나간, 다른 삶에 대한 미련은 상상으로 족하다. 아마 이프덴이 하고 싶은 이야기도 결국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지나간, 다른 삶에 대한 선택을 후회하기보다는, 지금의 삶을 ‘다르게’ 살아볼 궁리를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는 귀띔.
여하튼 내게 오늘 ‘만약(IF)’이 주어진다면, 저는 뮤지컬 ‘이프덴’을 좀 더 일찍 보러 가는 선택을 하겠습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사진제공 | 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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