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흑두루미 보호하자' 순천시, 보호벨트 주도

김석훈 기자 2023. 1. 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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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순천·철원·서산·여수·광양·고흥·보성, 7개 지자체 보호협약
흑두루미 먹이 제공 방식 개선…밀집 막으면서 분산 유도

전남 순천시와 강원도 철원군, 충청남도 서산시, 전라남도 여수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 등 6개 지자체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순천=뉴시스] 김석훈 기자 = 전남 순천시가 흑두루미 보호와 보존을 위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완성을 위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15일 순천시에 따르면 노관규 순천시장은 최근 6개 지자체장과 흑두루미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종 보존을 위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완성이 협약의 목적이다.

노 시장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해 강원도 철원군, 충청남도 서산시, 전라남도 여수시·광양시·고흥군·보성군 등 6개 지자체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정부에 흑두루미 서식지 분산을 위한 남해안 벨트 조성을 건의했다.

협약은 ▲흑두루미 서식지 보전을 위한 지자체장 네트워크 구성 ▲서식지 위협요인 분석, 관리 계획 수립 등 지자체의 경험과 지식 적극 공유 ▲흑두루미 분산 및 상시 방역 시스템 구축 협력 ▲개체군의 변화 등 모니터링 정보 교환 및 정기 워크숍 개최를 포함하고 있다.

순천만 흑두루미의 서식지 보전을 위해 먹이인 별씨살포가 진행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228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적색목록의 취약종으로 분류해 국제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종으로 전 세계 1만 6000마리~1만 8000마리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두루미는 다른 두루미류와 달리 개방된 습지보다 산림지역인 러시아 시베리아 남부 타이가 습지대, 우수리강, 아무르강, 중국 동북부에서 번식한다. 나무가 우거진 숲속 늪지에 둥지를 만들어 번식하니 사람의 접근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흑두루미 번식지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다.

흑두루미 이동 루트는 크게 두 개로 나누어져 있다. 러시아 서부에서 번식하고 중국 서부에서 월동하는 그룹이다. 이 이동 루트 상의 개체수는 감소 추세에 있다.

다음 경로가 러시아 동북부~중국 동부~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동부 그룹이다. 전체 생존 개체수의 90% 이상이 이 경로를 이용하고 있다. 3000~4000㎞를 이동하는 흑두루미에게 번식지와 월동지 이외에 이동 시 쉬어갈 수 있는 중간 기착지가 필요하다. 한반도는 최장 거리인 러시아 동북부~일본 이즈미까지 이동하는 흑두루미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이다.

순천만 흑두루미 서식지 확대를 위해 노관규 순천시장이 서식지 내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지난해 11월 초에 전 세계 흑두루미의 90%가 월동하는 일본 이즈미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서 1300여마리가 폐사했다. 위험을 느낀 흑두루미 일부 6000여마리가 바다 건너 한국 순천만으로 유입되면서 순천만 흑두루미는 9841마리를 기록했다.

흑두루미 보존을 위해서는 순천만이 매우 주요한 기착지로 떠올랐다.

순천시는 흑두루미 서식지 확대를 위해 흑두루미 먹이터 내 인공 시설물에 대한 보상에 들어갔다. 작년 먹이터 주변의 비닐하우스 7개 동(7604㎡)의 보상을 완료했으며, 올해 흑두루미 먹이터로 복원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흑두루미 개체수가 늘어남에 따라 흑두루미 면역력 강화를 위해 예년보다 한 달 빨리 먹이 주기를 시작했다. 흑두루미의 밀집을 막기 위해 먹이 주는 방법과 장소도 변경했다. 볍씨 살포기로 넓은 농경지에 먹이를 흩뿌리는 방식으로 전환해 먹이터 내에서 밀집을 최소화했고 먹이 제공 장소도 대대뜰을 포함한 인안뜰까지 확대했다.

흑두루미가 살 수 있을 만한 지자체별 연대도 이뤄졌다.

흑두루미가 순천만 주변인 경남 하동 갈사만, 전남 여수·광양·고흥·보성이 인접한 여자만, 그리고 서산 천수만까지 분산돼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한 지자체간 연대, 국가 간 연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 확대를 정부에 건의했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볍씨살포기를 운전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부에 건의한 인안뜰은 흑두루미가 농경지 안에 있는 전봇대 전선에 걸려 사고가 발생하는 지역으로 서식지 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된 곳이다. 확대 대상지 총면적은 109㏊로 전봇대 161개를 지중화하고 용수로 관로공사, 흑두루미 영농단 운영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시는 여수, 광양, 고흥, 보성 등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조성을 정부에 추가로 건의해 세계적인 흑두루미 탐조관광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노관규 순천시장은 "생태가 개발을 억제해 도시의 발전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순천이 전 세계에 증명하고 있다"면서 :순천이 보유한 흑두루미 서식지 관리의 경험과 지식을 지자체와 적극 공유하고 멸종위기종 흑두루미 종 보존을 위한 남해안 흑두루미 벨트 완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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