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1위 여론조사에···안철수·나경원 “부적절” 거센 태클

리얼미터-미디어트리뷴 조사
金 32.5% 1위 羅 26.9% 安 18.5%
安 “적절치 않아” 羅측 “고발땐 수사해야”

국민의힘 친윤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한 여론조사에서 1위로 등극하는 결과가 나왔다. 김 의원은 “민심과 당심이 몰리고 있다” 자축했지만 경쟁자들은 “기획된 여론조사” “부적절한 조사”라며 의혹을 쏟아냈다.

14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일과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250명(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한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응답률 3.7%)을 조사한 결과, 김 의원 32.5%, 나 전 의원 26.9%, 안 의원 18.5%로 집계됐다.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4.3%포인트로 오차 범위 안이긴 하지만 김기현 의원이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결과를 접한 김기현 의원은 14일 경북 구미시 구미복합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이기는 김기현 경북 출정식’ 뒤 기자들과 만나 “당심과 민심이 저에게 몰리고 있는 결과가 수치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쟁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에 열린 영등포을 당협 당원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가 “김기현 의원이 처음으로 1위로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어떻게 평가하냐”고 묻자 “3% 정도 응답률을 가진 여론조사에 그렇게 1위 1위 (연연)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기자가 또 “여론조사 공정성 논란도 있는데 어떻게 보냐”고 질문하자 안 의원은 “여론조사 업체에서 그 전날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올 거라고 밝힌 바가 있는데 이는 여론조사 추이를 도중에 계속 모니터링했다는 것”이라며 “정말로 적절치 않다. 진위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1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사를 1~2일차 하고 있는데 김기현 의원의 상승이 만만치가 않다. 지지율이 많이 올랐거나 역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나경원 부위원장이 굉장히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나 전 의원 최측근으로 알려진 박종희 전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공정성·신뢰성 등에 이상한 점이 계속 발견된다”며 “이 조사는 플랜에이컨설팅이라는 선거기획사에서 의뢰한 걸로 보인다. 언론에는 미디어트리뷴이 리얼미터에 의뢰했다고 해서 무슨 신생언론사인가 했더니 이 두 업체는 주소와 연락처가 동일하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누군가가 나경원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여론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업체 수석전문위원이 ‘대통령과 나경원 전 대표의 갈등국면이 2라운드로 가면서 나 전 대표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 이탈표가 나 전 대표의 이탈층을 흡수할 것’이고 ‘김기현 전 대표는 대세론을 점화할 물적 토대를 갖추었다’고 친절하게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업체 대표와 임직원이 북치고 장구치고 노래까지 부른 격”이라며 “누군가 고발하면 당장 수사대상”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