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란 이런 크기구나...“코끼리 470마리분 철근 썼어요” [르포]
켄터키주에 628만㎡ 규모 건설 중
美서 단일부지 기준 최대생산 자랑
공장 내 설비 90% 이상 국산 채워
韓 중기 경제 유발효과 2조원 이상
지난 8일(현지시간) BOSK 켄터키 공사현장을 버기카와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전기차 픽업트럭을 타고 둘러봤다. 포드 F150 라이트닝엔 향후 BOSK 켄터키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탑재된다. 기자단이 방문한 날은 주말이었음에도 공사현장에선 작업 인부들과 중장비가 바쁘게 움직이며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SK온과 포드는 북미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를 이끌겠단 목표로 지난해 7월 블루오벌SK를 출범시켰다. 양사는 총 114억달러(약 14조2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과 테네시주 스탠튼 두 지역에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할 예정이다.
블루오벌SK는 총 129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인데 이 중 3분의 2를 BOSK 켄터키가 담당한다. BOSK 켄터키는 628만㎡ 부지에 각각 43GWh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 2개가 들어서는데, 이는 미국 단일 부지 내 최대 생산 규모다. 연산 86GWh는 105KWh 배터리를 탑재한 F150 라이트닝 전기차 픽업트럭을 매년 약 82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BOSK는 지난해 12월 기공식을 열었지만 실제 공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SK온에 따르면 이날 기준 BOSK 켄터키에 사용된 구조용 강철은 소방차 400대 무게에 달하는 7900톤, 운반한 흙의 규모는 미식축구 경기장 200개를 채울 수 있는 약 330만㎥다. 콘크리트 보강을 위해 투입된 철근도 코끼리 470여마리 무게에 해당하는 3300톤에 달한다.
박창석 SK온 BOSK건설 유닛 PL은 “공장은 남북으로 1㎞ 길이로 현재 철골구조 작업 중인 1공장 동쪽으로 나란히 2공장을 만들게 된다”며 “계획된 일정에 맞춰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3월부터는 본공사라고 할 수 있는 기계·배관·전기 공사가 시작된다. 1공장은 완공되면 설비 안정화와 시운전, 제품 인증 과정을 거쳐 2025년부터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한다. 2공장은 2026년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박 PL은 “시차를 두고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며 “포드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배터리가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 투어가 진행된 8일 공사현장에선 포드 F150 라이트닝을 직접 탑승해볼 기회도 있었다. SK온 관계자는 “공사현장 근로자들에게 자신이 어떤 공장을 짓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F150 라이트닝을 작업차량으로 투입한 것”이라고 귀뜸했다.
BOSK 켄터키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 확장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공장은 미국에 짓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설비 대부분은 한국산으로 채우기 때문이다. SK온은 한국 내 소재·부품기업들이 고용창출 등을 통해 2조원 이상의 경제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윤 BOSK 사업관리부 디렉터는 “블루오벌SK 역시 한국 장비업체 참여 비중이 90%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한 전후방 산업의 동반 성장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K온은 블루오벌SK를 발판으로 북미 배터리 시장 리더십 강화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SK온은 미국법인 자회사인 SK 배터리 아메리카(SKBA)를 통해 조지아주 커머스시에 단독 운영하는 1·2 공장을 건설 중이다. 2019년 착공한 9.8GWh 규모 1공장은 지난해 양산을 시작했고, 11.7GWh 규모 2공장은 올해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정준용 SKBA 법인장은 “SK온의 첫 미국 생산기지인 SKBA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며 “SK온의 조지아주 진출 후 미국 동남부 지역에 전기차 유관산업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에는 기아 제조공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신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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