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진박 감별사” vs “羅 홀로 집에” vs “羅 공격 지나쳐”

나경원-친윤계 갈등 격화되며
국민의힘 내분 양상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는 이날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확답을 피했다.[연합]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국민의힘 당내 정세 지형도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갈등이 격화되며 내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을 동시에 해임했다. 당내 친윤계는 나 전 의원을 향해 ‘제2의 유승민’, ‘반윤(반 윤석열) 우두머리’라는 노골적인 비판까지 쏟아내며 비판했다. 친윤 진영은 김기현 의원의 당선을 지원하는 상황. 여론조사에서 나 전 의원이 선두를 달리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연일 포문을 여는 모양새다.

해임 이후 당 대표 출마 의사를 접을 것으로 보였던 나 전 의원은 오히려 심사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총선에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공천파동을 일으켜, 총선에서 패배했던 일을 현 상황에 빗댄 것이다. 자신을 저격하는 친윤계의 행동을 당시 친박계와 마찬가지라 주장한 것.

이에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저는 ‘제2 진박감별사’가 될 생각이 결코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며 반박했다.

당 내 최대 친윤의원 모임인 국민공감 소속 박수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영화 ‘나홀로 집에’ 주인공 모습과 나 전 의원의 얼굴을 올리며 ‘羅(나경원)홀로 집에!’라는 문구로 나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나 전 의원이 잘못된 판단으로 아래 사진처럼 희화화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자기를 버렸다면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꼬집기도 했다.

나 전 의원과 친윤계 간 갈등이 격화되자, 이를 가라앉히려는 중재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나 전 의원에 대해 “당내 몇 안 되는 장수 중 한 사람”이라며 “몇몇 인사들의 나경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 과연 그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했는가”라며 옹호했다.

안철수 의원은 15일 오전 사회관계망(SNS)에 글을 올려 “누구나 참여하는 아름다운 경쟁이 아니라 특정인을 향한 위험한 백태클이 난무하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 출마자는 물론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계파가 있을 수 있겠나.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뛴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 모두가 다 친윤”이라며 격화되는 논쟁을 가라앉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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