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마저 "끝 보인다"…연준 금리 인상 막바지 왔나

김정남 2023. 1. 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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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건대 등 기대인플레 완연한 하락세
연준 기준금리 하단 밑도는 2년 국채금리
서머스마저 "금리인상 중단에 훨씬 가까워져"
다만 공격 긴축 따른 침체는 불가피할듯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왔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조금씩 둔화하는 흐름에 맞춰 긴축 속도를 늦출 때가 됐다는 것이다. 다만 그동안 ‘역대급’ 속도로 돈줄을 조인 만큼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많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AFP 제공)

미 기대인플레 완연한 하락세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건대에 따르면 미시건대가 조사한 향후 1년간 예상되는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이달 4.0%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1년간 4% 안팎의 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는 전월(4.4%)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3월과 4월 당시 5.4%를 기점으로 완연한 하락세다.

5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0%로 전월(2.9%)과 비교해 소폭 올랐다. 다만 꾸준하게 3% 안팎을 유지하면서 팬데믹 이전 수준(2.2~2.6%)에 근접하고 있다.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할 때 특히 주시하는 지표다.

미시건대뿐만 아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한 추후 1년 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지난달 5.0%를 기록했다. 2021년 7월(4.8%) 이후 최저치다. 이달 수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2.4%)은 연준 목표치에 가까워졌다. 앞으로 물가 폭등은 점차 사그라들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뉴욕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새해 들어 기준금리(4.25~4.50%) 하단을 밑돌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3일 2년물 금리는 4.224%를 기록했다.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이를 두고 “5%가 훨씬 넘는 금리 인상을 얘기한 연준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93.7%로 보고 있다. 이후 3월 회의 때 한 번 더 0.25%포인트 인상해 4.75~5.00%까지 올린 뒤 그 수준을 당분한 유지할 것이라는데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시장은 더 나아가 연준이 11월에는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연준의 일이 이제 끝나가고 있다”며 “인상 중단을 생각하는 것은 아직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그날에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가 그간 초강경 긴축을 주문했다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평가다.

래리 서머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 (사진=AFP 제공)

서머스 “인상 중단 가까워졌다”

연준 고위인사들의 언급은 이미 속도조절로 옮겨가는 기류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한 행사에서 “한 번에 0.7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던 시절은 확실히 지났다”며 “0.25%포인트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커 총재는 FOMC 내에서 매파에 가깝다고 평가 받는 인사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며 “지난해처럼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연준의 긴축 속도가 워낙 가팔랐던 만큼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지난해 금리 인상분이 올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진단이다.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분기 예상밖 호실적을 발표한 13일 투자자들과 통화에서 “올해 기본 시나리오는 완만한 경기 침체를 상정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초 실업률이 5.5%로 오르고 내년 말까지 5%를 넘는 또 다른 하방 시나리오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전례 없는 연준 양적긴축(QT) 외에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긴장까지 거론하면서 “각종 역풍들의 영향을 잘 모르겠다”며 불확실성을 토로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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