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한복 등원' 행사 논란…"일회성 행사에 혈세 낭비"

엄재천 기자 2023. 1. 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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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전통 한복산업에 치명타를 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도민 A모(50·청주) 씨는 "한복을 입고 등원하는 것이 도민의 생활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한복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일회성에 지나지 않는 일을 위해 혈세를 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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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원 45명 대여료만 344만원…시민단체 "자비로 대여했어야"
지난 12일 충북도의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황영호 의장과 김영환 충북지사, 윤건영 충북교육감, 도의원들의 모습.

[청주]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전통 한복산업에 치명타를 주고 있다. 하루 매출이 '0'로 끝나 초주검 상태에 이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실에 가슴 아파하던 황영호 충북도의회 의장이 생각해낸 것이 설 명절을 앞두고 진행될 임시회 본회의에 의원들 전원과 김영환 충북지사, 윤건영 충북교육감, 의회 사무처 직원 등이 한복을 입고 등원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현실이 됐다.

지난 12일 오후 2시 제406회 1차 본회의에서 황 의장을 비롯해 김영환 지사, 윤건영 교육감, 도의원 전원과 회의 진행을 담당하는 사무처 직원 등 45명이 한복을 입고 회의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단체에서는 혈세를 낭비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단 몇 시간 일회성 보여주기 행사를 위해 세금을 들여 한복을 대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전통문화 계승·발전 취지가 진심이라면 자비로 대여하거나 자기 옷을 입고 왔어야 했다"고 밝혔다.

충북도의회 의원들과 충북지사, 교육감, 사무처 직원이 한복을 대여해 입은 예산은 344만 원. 말 그대로 보여주기식 행사에 국민의 혈세를 들여야 하느냐는 반발은 이미 예상됐던 상황이다. 그래도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도민들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많은 도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도민 A모(50·청주) 씨는 "한복을 입고 등원하는 것이 도민의 생활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한복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를 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지 일회성에 지나지 않는 일을 위해 혈세를 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충북도의회는 "어려움을 겪는 한복업체를 도우려는 뜻에서 대여한 것"이라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은 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복 착용 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한복 업계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황 의장은 "지난 해 12월, 한국인의 삶과 풍속을 담은 의복과 전통예절에 관하여 연구하고, 계승·발전시켜 한복 복식문화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충북한복진흥협회가 창립했다"며 "우리 한복의 전통과 미를 계승·발전시키고 나가야 되겠다는 사명감 하나로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 관계자 분들을 위해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한복 착용행사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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