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진박감별사” vs “제2의 유승민” 나경원‧친윤 갈등 격화

김명일 기자 2023. 1. 1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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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3일 당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장제원 당시 국회 정개특위 간사의 손을 잡고 있다. /뉴스1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놓고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비윤(비윤석열)계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당내 친윤계에 적극 반격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15일 자신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했다는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제2의 진박(진실한 친박‧진짜 친박) 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라고 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일부 정치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직은 정식적인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다. 누구든 사회에서의 본연의 직업을 유지하며 민간인으로서 비상근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분이다. 그래서 저의 당협위원장직, 당원 신분도 그대로였다”며 “혹자는 ‘거래’, ‘자기정치’ 운운한다.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고 했다.

그러자 장제원 의원은 “저는 ‘제2의 진박감별사’가 결코 될 생각이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 2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같은 날 반박 글을 통해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며 “지금 우리당의 유일한 지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오로지, 윤석열 대통령께서 일할 수 있게 도울 때”라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전날(14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고민이 길어진다는 둥, 천천히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는 둥 간보기 정치가 민망해 보일 따름”이라며 “얄팍한 지지율과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낭인들에 둘러싸여 헛발질을 거듭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이 느닷없이 민주 투사로 둔갑해 벌일 눈물의 출마선언을 기대해 본다”고 나경원 전 의원을 공개비판한 바 있다.

친윤계인 박수영 의원은 15일 나경원 전 의원의 현재 상황을 ‘羅(나) 홀로 집에’라고 표현한 사진을 공유하며 “이번의 잘못된 판단으로 아래 사진처럼 희화화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나 전 의원이 자기를 버렸다면 더 큰 성취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대목”이라며 “내년에 당선되면 5선의 여성의원이라 국회의장 등 운신의 폭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친윤계인 배현진 의원도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羅(나) 홀로 집에’ 어쩌다 이 지경. 안타깝다”고 했다.

친윤계 의원들과 가까운 김성태 중앙위원회 의장은 지난 13일 저녁 KBS 라디오에 출연해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외교부·보건복지부 장관 등 여러 자리에 이야기가 있었고, 구체적인 진행 절차도 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왜 장관이 못 됐는지) 그건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당대회는 자기가 누구 밀어서, 사무총장 해서 공천 파동 일으키고 싶다는 사람을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급발진 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다. 전당대회 나올 용기는 없지만 오만 협잡으로 정치 망가뜨리려는 사무총장 호소인을 심판하면 된다”고 했다. 실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장제원 의원의 ‘차기 사무총장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허은아 의원도 같은 날 장제원 의원의 ‘한 줌 반윤’ 발언을 겨냥해 “한 줌 반윤? 과거 최고위원의 말에 수석대변인이 답했다고, 어디 함부로 말대꾸하냐던 일이 떠오른다”며 “한 줌이 두 줌, 세줌이 되고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된다면, 그것은 필경 ‘한 줌’을 규정한 오만함과 마녀사냥식 ‘낙인찍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분들이 특정 후보가 나오지 못하도록 찍어 누르는 행태가 정말 대통령께서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정의’에 부합하나”라며 “대통령께서도 집권여당 일각의 조폭 같은 정치 행태에 분명 분노하실 것”이라고 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5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몇몇 인사들의 나경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 과연 그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했는가. 당내에서 이만한 일도 용납되지 않는단 말인가”라며 “덧셈의 정치를 해도 부족할 판에 뺄셈부터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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