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헛도는 바퀴, 버스 내려 걸어가는 관광객'…눈폭탄 쏟아진 대관령

윤왕근 기자 2023. 1. 1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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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아무래도 안되겠다. 내려서 걸어가자."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최대 20㎝ 가까운 폭설이 내린 15일 오전 10시 30분쯤 강릉 방향 대관령순환도로.

특히 겨울산행과 눈꽃관광을 위해 대관령 일대를 찾은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 수십 대가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서 있어 마치 버스 차고지를 연상케 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이미 주차장이 돼버린 도로를 보곤 안되겠다 싶었는지 버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더니 걸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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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일대 지방도 폭설로 차량 고립· 정체 잇따라…길게 늘어선 전세버스
미시령 54.1㎝…향로봉 50.1㎝, 진부령 33.4㎝, 설악동 31.3㎝, 대관령 17.2㎝
강원 지역에 폭설이 내린 15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순환도로에서 차량이 눈길에 정체되고 있다. 2023.1.15/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평창=뉴스1) 윤왕근 기자 = "이거 아무래도 안되겠다. 내려서 걸어가자."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최대 20㎝ 가까운 폭설이 내린 15일 오전 10시 30분쯤 강릉 방향 대관령순환도로. 이날 왕복 2차선의 해당 도로에는 폭설로 인해 차량들이 오도 가도 못하고 고립돼 있었다.

특히 겨울산행과 눈꽃관광을 위해 대관령 일대를 찾은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 수십 대가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서 있어 마치 버스 차고지를 연상케 했다.

이 같은 정체와 고립이 1시간 가까이 이어지자 전세버스에서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관광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일부 관광객들은 이미 주차장이 돼버린 도로를 보곤 안되겠다 싶었는지 버스 짐칸에서 배낭을 꺼내더니 걸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관광객 박모씨(60)는 "정체가 풀리기는 아무래도 어려워 보여 횡계리에 있는 숙소로 걸어 돌아가려 한다"며 "향로봉이나 미시령 쪽이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대관령도 눈이 무섭게 온다"고 말했다.

버스에서 내린 다른 관광객들은 눈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목을 축이거나 간식을 먹기도 했다.

정체가 길어지자 버스보다 크기가 작은 승용차들은 유턴을 해 반대방향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잦아지자 당초 한쪽 차선만 막혔던 도로의 양방향이 모두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일부 마을길을 이용해 우회하던 차량들은 제설이 아직 되지않은 도로 사정에 바퀴가 헛돌거나 경사면에서 미끄러지기도 했다.

강원 지역에 폭설이 내린 15일 오전 강원 평창군 대관령순환도로에서 차량이 눈길에 정체되고 있다. 2023.1.15/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이 같은 도로를 뚫기위해 제설차량들은 사이렌을 켜고 곳곳을 달리며 눈을 치우기 바빴다.

그러나 폭설로 마비된 도로 옆 하얗게 덮인 대관령의 모습은 그야말로 '설국'으로 변해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도로 양 옆 펼쳐진 가로수에는 눈이 가득 쌓여 한폭의 그림 같았고, 드넓은 황태덕장에도 눈이 내려 앉아 도심에선 볼 수 없는 대관령만의 설경이 펼쳐졌다.

길어지는 정체에 차량에서 내린 관광객들은 아예 삼각대까지 펼쳐놓고 대관령의 설경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연인들은 하얗게 변한 대관령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거나 눈장난을 치기도 했다.

강원 전역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15일 폭설이 내린 평창군 대관령면의 한 황태덕장에 눈이 쌓여 있다. 2023.1.15/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한편 이날 낮 12시 기준 강원 산지 주요 지점 적설량은 미시령이 5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향로봉 50.1㎝, 진부령 33.4㎝, 설악동 31.3㎝, 구룡령 23㎝, 양양 오색 21.1㎝, 인제 조침령 21㎝, 강릉 성산 19.2㎝, 강릉 왕산 18.7㎝, 강릉 삽당령 17.9㎝, 평창 대관령 17.2㎝, 양양 설악산 15.3㎝, 양양 영덕 14.4㎝, 평창 용평 12.3㎝ 등이다.

같은 시간 영서 내륙인 홍천 화촌 10.9㎝, 횡성 안흥 9.0㎝, 춘천 남산 7.7㎝, 평찬 면온 7.7㎝, 홍천 팔봉 7.3㎝, 평창 대화 7.1㎝ 등이다.

동해안은 북강릉 13.5㎝, 양양 12.1㎝, 고성 현내 12.0㎝, 고성 간성 11.3㎝, 강릉 연곡 7.8㎝, 강릉 5.3㎝ 등이다.

강원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15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 일대가 설국으로 변해있다. 2023.1.15/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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