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신촉매로 수소연료전지 `내구성·성능` 다 잡았다

KIST는 초미세 크기의 지름을 가진 나노튜브 구조체를 만들어 산소환원 반응과 안정성을 높이는 '루테늄 칼코게나이드 나노튜브' 촉매를 개발했다. KIST 제공

비싼 백금 촉매 대신 저렴하면서 내구성과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촉매 소재가 개발됐다. 이 촉매는 높은 효율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수소연료전지뿐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 전환·저장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유성종 박사 연구팀이 초미세 나노튜브 구조체를 활용해 우수한 산소환원 반응 성능과 높은 안정성을 가진 '루테늄 칼코게나이드 나노튜브' 합성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데, 이 과정에서 반응을 촉진하기 위해 촉매를 활용한다. 주로 산소 환원반응을 촉진하는 촉매가 전체 연료전지의 효율과 가격을 결정하는데, 대부분 백금 촉매를 쓴다.

그런데 백금 촉매는 가격이 비싸고 반응 중 촉매가 용출되거나 응집되는 문제로 인해 내구성이 좋지 않다. 이 때문에 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우수한 연료전지 촉매 개발이 요구돼 왔다.

연구팀은 산소족 원소인 '칼코겐'이 전이금속 원자와 결합하면 2차원 시트 구조의 반도체 물질이 되는 '루테늄 칼코게나이드'를 초미세 직경을 갖는 나노튜브 구조로 만들어 촉매 내구성을 높였다. 이 나노튜브 구조는 높은 표면 곡률을 가져 연료전지 구동 중에도 커다란 장력에도 불구하고 촉매의 원자 배열을 안정화시킨다. 우수한 전기전도도와 촉매 성능에도 안정성이 낮아 공기 노출과 전기화학 반응 시 촉매 활성을 잃는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실제, 이 촉매를 수소연료전지에 적용한 결과, 기존 백금 촉매보다 우수한 전지 성능과 10배 이상의 높은 내구성을 나타냈다.

유성종 KIST 박사는 "지금까지 내구성이 낮아 활용에 제한적이었던 다양한 소재를 수소연료전지를 비롯한 친환경에너지 기술에 적용해 수소경제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최신호)'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