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빠진 30년 공작기계 베테랑..."곡물식기로 플라스틱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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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식당, 카페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다.
원료에 소량의 플라스틱이 들어가거나 소각할 때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친환경 제품도 많다.
경상남도 김해시에 위치한 '자연동화'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곡물로 식기를 제작하는 친환경 스타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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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28)는 외출 전에 항상 다회용 수저와 빨대, 텀블러를 챙긴다. A씨는 "혼자만 하는 실천이지만 여러 사람이 모인다면 직면한 기후위기 문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회용품 사용 금지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식당, 카페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했다. 많은 식당에서 친환경 다회용품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사실 100% 친환경 제품은 그리 많지 않다. 원료에 소량의 플라스틱이 들어가거나 소각할 때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친환경 제품도 많다.
경상남도 김해시에 위치한 '자연동화'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곡물로 식기를 제작하는 친환경 스타트업이다. 배병옥 대표는 "3년간 개발한 '곡물도자기'는 기존의 플라스틱 식기만큼 내구성이나 내열성이 뛰어난 제품"이라며 "전 세계에서 퇴출되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의 빈자리를 곡물도자기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자연동화는 2021년 다회용 식기 제품 '곡물도자기'를 출시했다. 곡물도자기는 옥수수 전분, 단백질, 셀룰로스 등 100% 천연원료로 만든 식기다. 곡물도자기는 곡물 전분을 고온·고압에서 원하는 모형을 만든 후 응고시켜 만든다. 천연물질로 만들어져 플라스틱과 달리 인체에 무해하다. 소각 과정에서 유해물질도 발생하지 않고 자연 분해된다. 제품 용도마다 시간이 다르지만 1~3분 만에 식기 1개를 생산할 수 있다.
종이 빨대 등 기존 친환경 제품은 내구성이나 내열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생분해가 용이한 천연고분자에 고온·고압을 가해 만든 곡물도자기는 기존 플라스틱 용기만큼 단단한 내구성과 내열성을 지녔다. 자연동화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100'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곡물도자기의 성능 실험을 실시했다. 주관기관인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약 2억원의 사업비를 받아 곡물도자기 신제품 2종을 출시하고 곡물 기반 식기 제조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배 대표는 두산공작기계, 오성기계 등에서 30여년 간 몸담은 공작기계 전문가다. 그는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친환경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곡물도자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공작기계 분야 전문성을 살려 친환경 식기 제조 스타트업 '자연동화'를 2018년 설립했다.
창업 후 3년은 자체 자금 40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식기 제조 공법 및 설비 개발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현재 연간 800만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췄다. 곡물도자기의 생산단가는 기존 일회용품보다 50%가량 비싸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자연동화는 1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외부자금을 조달해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연간 생산목표(다회용컵 기준) 500만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자연동화는 2020년 조달청의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에 지정되고, 2021년 중기부의 기술개발제품시범구매에 선정되면서 공공기관에 곡물도자기 컵을 납품하고 있다. 이후 매출은 1년새 2배 정도 신장했다. 최근엔 국내 중견기업과 납품 계약을 추진하는 등 민간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를 통해 2년 내 매출 100억원을 올리는 게 목표다. 배 대표는 "100% 친환경 제품을 생산한다는 초심을 잃지 않고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곡물도자기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지역 고용 창출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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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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