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아이오닉5 충돌 실험해보니 ‘캐빈룸 멀쩡’ 배터리는?

손재철 기자 2023. 1. 15. 12: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현대자동차는 경기도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아이오닉5 충돌 실험 테스트를 시행됐다. 충돌한 아이오닉5 차체가 밀려 나가고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그야말로 “돌직구 쾅!”

시속 64km로 달린 ‘E-GMP 기반 아이오닉5’ 차량이 충돌 시설물에 40% 옵셋으로 정면 충돌했지만 캐빈룸 실내는 멀쩡했다. 통상적으로 40% 이하 옵셋 충돌 경우엔 충격 에너지가 집중돼 밀려 들어오기 때문에 뼈대가 약하면 운전석, 보조석까지 파손 정도가 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선 엔진 구조물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E-GMP 뼈대가 대부분의 충격파를 흡수했다. 하부에 깔린 배터리셀까지 ‘충격파’가 전해졌다면 화재 발생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지난 12일 현대자동차는 경기도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아이오닉5 충돌 실험 테스트를 시행됐다. 사진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충돌 ‘속은 멀쩡’

지난 12일 현대자동차 경기도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는 이 같은 아이오닉5 충돌 실험 테스트가 미디어 대상 참관 아래 시행됐다. 조건은 IIHS 주관 충돌 상품성 평가 항목 중 하나로, 시험명은 ‘IIHS가 향후 강화할 64kph 40% 옵셋 충돌’이다.

충돌한 차량은 시속 64㎞로 자동 급속 견인돼 수 초만에 돌출된 변형벽에 그대로 충돌했다. ‘꽝’하는 굉음과 함께 범퍼가 내려 앉았고, 전면 일부가 반파됐지만 정작 1열, 2열에 각각 앉은 하이브리드 남성 더미, 하이브리드 여성 더미 파손은 거의 없었다.

경기도 화성 현대차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충돌 실험 테스트를 마친 아이오닉5 차량 사진 | 현대자동차



이날 양민호 현대자동차 안전성능시험2팀 책임연구원은 “IIHS에서 향후 도입 예정인 64kph 옵셋의 강화된 버전 2.0 시험”이라며 “강화 핵심은 후석에 사이즈가 작은 여성 더미를 추가 착석해 안전 평가를 더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실제 IIHS는 64km/h 40% 옵셋 실험에 향후 여성 인체 더미를 2열에 추가할 예정이다. 미리부터 해당 강화 실험 조건을 대비해 온 것이다.

캐빈룸 손상이 거의 없는 모습



■IIHS TSP+ 싹슬이 ‘메이드인코리아’

현대자동차는 이처럼 까다로운 충돌 평가를 잇는 IIHS에서 지난해 최우수 IIHS 안전 등급 TSP+(Top Safety Pick Plus)와 우수 등급인 TSP(Top Safety Pick)를 총 26개 차량에서 획득, 글로벌 경쟁 완성차 메이커들을 놀라케 했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 5, EV6, GV60도 TSP+를 받았다.

E-GMP



미국을 넘어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도 전용 전기차 모두 최고 등급 별 다섯개를 얻어 유럽, 미국 본토에서 차량 견고함을 인정 받았다.

■안전에 투자한다 국산차 여기까지

이번 평가가 진행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은 지난 2005년 12월 준공됐고 40,000㎡(12,100평) 시험동과 2,900㎡(877평)의 충돌장을 갖췄다.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 우상단에 있는 구조물이 충돌 벽이다.



실제 차량을 활용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이 시험장은 100톤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물론 최고 속도 100km/h, 최대 5톤의 차량까지 시험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안전성 검증 아래 내수와 수출 구분없이 동일하게 차량을 설계하고 있다. 또 차량 출시 전 개발 단계별로 정면, 옵셋(부분 정면), 차대차, 측면, 후방 시험 등 실제 사고를 재현한 다양한 충돌 모드 시험을 차종당 100여 차례 이상 진행해오고 있다. 충돌 시험 전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을 통해 차종당 평균 3000회 이상의 충돌 해석 과정도 거치고 있을 정도다.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은 실제 충돌이 아닌 버추얼 차량 모델을 통해 슈퍼 컴퓨터로 여러 충돌 상황을 구현하는 것으로, 실제 차량 없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충돌 안전 성능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어 개발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3세대 차체 프레임



특히, 한 건의 버추얼 시뮬레이션 과정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15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 차종의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충돌 안전 개발에만 4만5000시간이 들어가는 것이다. 1개 차종에 대해 정면, 측면, 후면 등 다양한 충돌 시뮬레이션도 시행하고 있다.

■충돌 안전 실험 얼마나 들까? ‘100억원’

이러한 충돌 시험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충돌 상황을 구현해 진행하고 있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통상적으로 환산하면, 신차당 약 100억여원의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이 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충돌 시험 이후의 차량 안전성 검증 과정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검증 과정은 충돌 직후 검증과 충돌 시험 후 분석 과정으로 나뉘어 이루어 진다.

수십억원 비용으로 만들어진 표준 더미들.



충돌 직후에는 차량의 속도와 충돌 부위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며 안전 성능 요구 조건에 만족하는지를 상세하게 확인한다. 차체의 변형, 차량 내부의 특이사항, 누유 및 화재 여부, 에어백 및 안전벨트 등 구속 장치 전개 여부, 문열림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분석 검증은 충돌 피해를 보다 정확하게 계측하는 과정이 주를 이루는데 인체 더미에 적용된 센서를 통해 상해 데이터를 계산한다. 또 차체 변형 정도를 계측해 종합적인 차량 안전성을 분석한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인체 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다. 영유아 더미부터 다양한 체구의 남녀성인을 모사하는 인체 모형을 충돌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 반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정면충돌 인체 모형인 쏘오(THOR, Test Device for Human Occupant Restraint)와 측면충돌 인체 모형인 월드SID(Worldwide harmonized Side Impact Dummy)를 중심으로 충돌 안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쏘오 더미는 기존 모델인 하이브리드-Ⅲ 대비 머리, 목, 흉부, 복부, 골반, 하지 등 부위에 센서를 100개 이상 더 추가해 보다 정밀한 ‘상해 계측’이 가능하다. 월드SID 더미는 기존 유로(Euro)SID 대비 생체와의 유사성을 높이고, 센서를 추가한 것이 차별화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