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수율 낮아 합작법인 파기?…“사실무근이고 억울해”

안태호 2023. 1. 1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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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정준용 SK배터리 아메리카법인장 기자간담회
“지난해 공장 수율 낮았지만 현재 정상 수준”
“포드 합작법인 파기 아냐…지속적으로 논의 중”
정준용 에스케이 베터리 아메리카 법인장이 지난 9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에스케이온 제공

국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조사 에스케이(SK)온의 ‘수율 문제'는 국내 배터리 업계와 시장의 큰 관심거리다. 수율은 완성된 제품 대비 정상 제품의 비율을 말한다. 100개를 만들었을 때 불량품이 20개 나오면 수율은 80%다. 불량품 20개는 판매할 수 없어 이를 만드는데 들어간 인건비·재료비 등 비용은 고스란히 손실로 기록된다. 에스케이온의 공장 수율이 낮은 탓에 흑자전환이 지연되고, 외부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해 있다.

정준용 에스케이온 아메리카법인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덜루스 가스사우스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부분에 대해 “오해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에스케이온 경영진이 공장 수율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법인장은 “조지아공장의 배터리 수율이 재작년 초반까지는 안 좋았던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수율이 낮았던 원인은 기술력 부족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대유행 및 기타 환경 등으로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미숙한 작업자들이 생산에 투입돼 수율이 낮았다”며 “지금은 많이 좋아져 예측된 범위 내에서 수율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온은 미국법인 ‘에스케이 배터리 아메리카’를 통해 조지아주에 공장 2개를 지어 가동 중이다. 2019년에 착공한 9.8GWh 규모의 1공장은 지난해 양산을 시작했고, 11.7GWh 규모인 2공장은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인력 수급 문제로 1공장의 초기 수율이 낮았지만, 지금은 정상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게 정 법인장의 설명이다. 그는 “2공장의 경우에는 예측한 속도보다 더 빠르게 수율이 안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율 문제로 에스케이온과 포드의 튀르키예 합작법인 설립 논의가 파기됐고, 포드가 에스케이온 대신 엘지(LG)에너지솔루션을 협력 대상으로 선택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억울하다”고 했다. 정 법인장은 “포드와의 튀르키예 합작법인은 아직 논의 중이고, 깨졌다고 말할 수 없다”며 “특히 조지아 공장의 수율 때문에 합작법인이 깨졌다고 하는 건 개인적으로 억울하다. 공장 생산량이나 수율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에스케이온과 포드의 합작접인 블루오벌에스케이가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 짓고 있는 배터리 공장 모습. 1공장 골조 건설이 한창이다. 2공장은 1공장 오른쪽 부지에 지어질 예정이다. 에스케이온 제공

그는 또 미국 내 사업 확장을 위해 포드 외 다른 완성차 업체와도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에스케이온은 미국에 진출한 배터리 업체 중 몇 안 되는 업체”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때문에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우리와 사업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 감축법을 통과시킨 바 있어, 현지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에 유리한 상황이다.

에스케이온은 전날 켄터키주 루이빌에 위치한 블루오벌에스케이 켄터키공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블루오벌에스케이는 포드와 에스케이온의 합작법인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루이빌에 43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전체 공장 부지는 628만㎡(190만평)에 이른다. 주말이었는데도 대형 크레인과 중장비들이 부지 평탄화 작업과 철골 공사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블루오벌에스케이는 총 129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인데, 이 가운데 3분의 2인 86GWh 규모(43GWh 배터리 공장 2기)를 켄터키 공장이 담당한다. 미국 단일 부지 공장으로는 최대 생산 규모다. 86GWh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에프 150 라이트닝’(F-150 Lightning) 82만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현장에서 만난 박창석 에스케이온 프로젝트 리더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모두가 합심해 공장을 짓고 있다. 계획된 일정에 맞춰 공사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1공장이 완공되면 설비 안정화, 시운전, 제품 인증 과정을 거쳐 2025년에 배터리 셀 양산을 시작한다. 2공장은 2026년에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루이빌(미국 켄터키주)·덜루스(조지아주)/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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